한국GM 국산 전 차종 ‘통 큰 보증수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1면

한국GM은 이달 1일부터 올 연말까지 출고 차량에 대해 차체와 일반부품의 품질 보증 기간을 ‘5년 또는 10만㎞’로 늘렸다. 왼쪽부터 쉐보레 크루즈, 아베오, 캡티바(미출시), 올란도.


최근 자동차업계에서 가장 큰 화제는 한국GM이 진행하고 있는 ‘쉐비 케어(Chevy Care)’ 프로그램이다. GM대우가 이달 1일 한국GM으로 사명을 바꾸고, 쉐보레 브랜드를 공식 출범시키며 선보인 새로운 서비스 정책이다. 엔진오일 같은 소모품은 구입 후 3년간 네 번은 무료로 바꿔준다. 7년간 무상 긴급출동 서비스도 제공한다.

 그런데 업계에서 더욱 귀를 쫑긋 세우며 바라보는 게 있다. 바로 품질 보증 수리 기간의 확대다. 보증 기간은 고객이 신차를 구입하면 일정 기간 동안 부품을 무료로 수리받을 수 있는 기간을 뜻한다. 출고일로부터 기간과 주행거리 중 먼저 도래한 것을 보증 기간의 만료로 간주한다.

 한국GM은 쉐비 케어를 통해 엔진과 동력 전달 주요 부품뿐만 아니라 차체와 일반부품의 보증 수리 기간을 ‘5년 또는 10만㎞’로 늘렸다. 기존 ‘2년 또는 4만㎞’ ‘3년 또는 6만㎞’에서 늘린 것이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쉐보레 브랜드의 출범을 맞아 업계 최고 수준의 고객 서비스를 선보이게 됐다”며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선진 고객 서비스로 한국 시장 고객들의 기대에 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물론 한국GM이 올 연말까지 출고 받은 차량에 대해 설정한 특별 보증 수리 기간이지만 업계엔 꽤 큰 파장을 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한국GM의 파격적인 보증 기간 확대로 보증 기간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최근 늘고 있다”며 “당장 보증 기간을 늘리는 것은 생각하고 있지 않지만 이달 한국GM의 판매 추이를 꼼꼼히 봐야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보증 수리 기간은 같은 회사라도 차종마다 다르고 출고 시점마다 같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차량을 살 때 해당 차량의 보증 기간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우선 한국GM이 판매하는 모든 차량이 ‘5년 또는 10만㎞’의 혜택을 받는 것은 아니다. 스포츠카인 카마로의 보증 기간은 ‘3년 또는 6만㎞’다. 한국GM 관계자는 “카마로는 미국에서 생산된 제품이라 현지 기준의 보증 기간으로 설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국GM의 파격적인 보증 기간 확대에도 국내에서 가장 긴 보증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차량은 현대 에쿠스(VI)다. 현대차는 2009년 2세대인 신형 에쿠스(VI)를 출시하며 엔진과 동력전달 주요 부품, 그리고 차체와 일반부품의 보증 기간까지 모두 국내 최장인 ‘5년 또는 12만㎞’로 했다.

 그런데 에쿠스를 제외한 다른 현대차의 차종은 차체와 일반 부품의 보증 기간이 ‘2년 또는 4만㎞’ ‘3년 또는 6만㎞’다. 기아차도 비슷한 형편이다. 한국GM의 쉐비 케어가 보증하는 기간보다는 짧다. 다만 현대차는 하이브리드 계통의 부품은 예외적으로 ‘6년 또는 12만㎞’까지 보증해준다.

 르노삼성의 경우 시판 중인 SM3·SM5 ·SM7·QM5의 품질 보증 기간이 모두 같아 상대적으로 소비자의 혼란이 적다. 차체와 일반 부품은 ‘3년 또는 6만㎞’, 엔진과 동력전달 주요 부품은 ‘5년/10만㎞’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2000년 르노삼성이 출범한 이후 품질 보증 기간이 변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차는 체어맨W의 엔진과 동력전달 주요 부품, 그리고 차체와 일반부품의 보증 기간을 모두 ‘5년 또는 10만㎞’로 했다. 국내 차 중 실질적으로 현대 에쿠스 다음으로 긴 보증 기간이다.  

강병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