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과거의 종이 지도, 인터넷·모바일에선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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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에서 목적지를 찾기 위해 뭐가 필요할까?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도와 나침반이 필수였다. 그런데 요즘은 스마트폰 하나면 경로 탐색부터 교통편까지 간단하게 알아볼 수 있다. ‘로드뷰’ 기능을 이용하면 실제 거리 풍경까지 검색할 수 있다. 쉽게 지리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지리 정보는 길을 찾고, 여행을 가고, 주거지를 선택하는 등 사람의 주요 활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교과서로 지리 정보의 중요성을 알고, 신문으로 과거와 달라진 지리 정보의 수집과 활용법을 살펴보자.

고1-1 사회(비상교육) 1단원 국토와 지리 정보 (5)다양한 지리 정보

지리 정보의 수집과 활용 - 다음 로드뷰 개발자 찾아가 보니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에서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지도 서비스 ‘로드뷰’를 클릭하면 우리나라 곳곳의 도로변 거리가 입체적인 파노라마 영상으로 펼쳐진다. 시골 마을의 구석구석이나 제주도 한라산 등반길도 빠지지 않았다. 역사지리학자가 꿈인 윤석진(서울 양정중 3)군이 16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을 방문했다. ‘로드뷰’ 개발자 정대중 팀장에게 지도 제작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묻고 지도 제작장비들도 다뤄 봤다.

-로드뷰를 만들게 된 배경이 뭔가.

“지도의 일차적인 목적은 ‘길 찾기’다. 일반인들이 좀 더 쉽게 목적지를 찾아갈 수 있게 고민한 결과가 로드뷰다. 지도가 평면적이라 읽어 내기 쉽지 않은 이들에게 실제 시선에 따라 사물을 전후좌우로 보여 주며 길을 찾을 수 있게 한 것이다.”

-이런 지도는 어떤 방식으로 제작되나.

“디지털 지도지만 제작은 철저하게 아날로그 방식이다. 로드뷰 영상을 촬영하는 게 만만치 않다. 촬영팀은 1년 365일을 길거리에서 보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도심지 대로를 다닐 때는 카메라가 설치된 자동차로 이동하면서 촬영하지만, 좁은 골목길이나 산길은 몸에 촬영장비를 달고 걸어 다니면서 찍는다. 전국을 발로 누비고 다니는 작업이라 이용자들로부터 ‘21세기 김정호’라는 말도 듣게 된 것 같다. 카메라도 광각렌즈·망원렌즈·어안렌즈를 모두 이용한다. 사람의 시선과 가장 비슷한 영상으로 편집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촬영한 영상은 각 장소에 맞는 위도와 경도 값에 맞춰 꼬치를 꿰듯 끼워 넣는다. 위도 값을 X, 경도 값을 Y로 삼고 각 XY 좌표 값마다 이미지를 1대 1로 대응시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 이용자가 찾고 싶은 장소를 클릭하면 그 장소의 좌표 값에 맞는 로드뷰 영상이 실행된다.”

윤석진(서울 양정중 3)군이 로드뷰 제작에 사용하는 카메라가 장착된 차량에 승차해보고 있다. [황정옥 기자]



-거리 모습뿐 아니라 교통편이나 연락처 등 지도에 담긴 정보가 많다.

“지도에는 사람들의 행동과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만한 지리 정보가 담긴다. 옛날처럼 도보로 다니는 시대에는 산과 강이 교통 흐름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였을 것이다. 산과 강이 상세하게 표시된 것도 이 때문이다. 요즘 지도 이용자들이 가장 자주 쓰는 기능은 주변의 먹을거리와 놀거리 찾기다. 단순히 찾기 수준에서 멈추지 않고 실제 그 장소에 다녀온 사람의 추천을 받고 싶어 한다. 종이 지도보다 인터넷 지도가 각광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인터넷 지도는 다양한 블로그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과 연계해 사람들의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 줄 수 있다. 앞으로는 제작자가 지리 정보를 일방적으로 담아 주는 게 아니라 개인이 원하는 지리 정보만 넣은 지도, 즉 개인용 맞춤 지도로 제공될 가능성도 높다.”

-모바일 지도를 이용하려면 ‘위치 정보 제공 동의’ 메시지가 뜬다. 무슨 의미인가.

“그 메시지는 스마트폰 단말기가 인식하고 있는 위도와 경도 값을 보내 달라는 의미다. 스마트폰이 위치한 지점의 XY 값을 알아야 그곳이 어디인지, 목적지로 가는 경로는 어떤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서다. 간혹 ‘위치 정보 제공 동의가 개인 정보 유출이 아닌가’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주민등록번호나 계좌번호 등 개인 정보와 내 현재 위치 값을 알려 달라는 위치 정보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지도에 담긴 지리 정보를 이용하기 위해 현재 위치를 입력하는 것으로 보면 된다.”

-앞으로 지도는 어떻게 발전할까.

“여러 가지 주제에 맞춰 특화된 지도를 제공하려고 한다. 부동산이라든지 레저용 등 테마에 맞춰 구체적인 콘텐트를 제공하는 지도가 다양해질 것이다. 교육용도 마찬가지다. 체험학습 지도나 문화재 지도도 기획하고 있다. 이번에 일본 쓰나미 사건 이후에 CNN 등 언론 매체에 구글 어스가 제공한 생생한 위성지도가 노출되고 우리에게도 이런 서비스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구글의 경우는 위성을 자체 보유하고 있어 위성지도 제작이 가능하다. 우리나라의 과학 기반 산업이 더 발전하면 향후 위성지도 제작도 가능해지리라 본다.”

정리=박형수 기자
사진=황정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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