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오현 살아나자, 삼성화재 PO티켓 따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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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수퍼 땅콩’ 여오현(33·삼성화재·1m75㎝·사진)은 경기 내내 몸을 날렸다. 삼성화재가 16-21까지 뒤지다 극적으로 25-25 동점에 성공한 1세트. 여오현이 LIG손해보험 페피치(22점)의 공격을 몸을 날려 잡아냈고, 가빈이 강스파이크를 꽂아넣어 역전에 성공했다. 삼성화재는 1세트를 27-25로 이겼다. 여오현의 플라잉 디그(상대의 공격을 받아내는 것) 하나가 동료 선수들의 정신력을 일깨웠다.

 삼성화재가 20일 홈 대전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준플레이오프(준PO·3전2선승제) 3차전에서 LIG를 세트스코어 3-0으로 물리쳤다. 2승1패로 준PO를 마무리한 삼성화재는 23일부터 라이벌 현대캐피탈과 5전3선승제의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리베로 여오현은 이날 13차례 디그를 시도해 10번을 성공시켰다. 서브 리시브도 27차례 중 19번을 정확히 세터에게 연결했다. 공격수들이 20점 가까이 올리는 것에 비견할 만한 활약이었다.

 여오현은 지난 18일 준PO 2차전에서 명성에 걸맞지 않게 실수가 잦았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작전타임 때 대놓고 베테랑 여오현을 나무랐다. 수비의 핵인 여오현이 흔들리며 삼성화재는 LIG에 2-3으로 패했다.

 최종 3차전을 앞두고 신 감독은 여오현과 김정훈을 불러놓고 수비를 재차 강조했다. 바짝 정신을 차린 여오현은 특유의 안정된 리시브와 디그 능력을 선보였다. 신 감독은 이날 승리 후 “오현이가 2차전에서 멋을 부리는 플레이를 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경기를 앞두고 ‘너의 능력은 충분하다. 그러나 겸손을 잃으면 흔들린다’고 충고했다. 오늘은 잘 해줬다”고 칭찬했다. 여오현은 “2차전까지 내 역할을 제대로 못해 팀이 힘들게 됐다. 오늘도 내 실력에 10% 정도 만족한다”며 겸손한 평가를 내렸다. 삼성화재는 박철우(9점)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외국인선수 가빈이 34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다했다.

 반면 LIG는 2세트에 이경수(9점)가 왼발목 부상을 당해 어려움을 겪었다. 이경수는 발목을 절면서도 2세트 막판 다시 들어와 수비에 전념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5전3선승제)에서는 흥국생명이 도로공사를 3-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대전=오명철 기자

◆프로배구 전적(20일)

▶남자부 준플레이오프 3차전

삼성화재(2승1패) 3-0 LIG손해보험(1승2패)

▶여자부 플레이오프 2차전

흥국생명(2승) 3-2 도로공사(2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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