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본 대지진] “위안부 할머니들 추모집회에 감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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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김중만씨가 기증한 ‘세상의 끝에 서서’시리즈. 사진은 아프리카 나미비아 사막

김중만씨

위쪽부터 순서대로 태평양 뉴칼레도니아, 아프리카 나미비아 사막, 중국 황산(黃山)

스타 사진작가 김중만(57)씨가 동일본 대지진 참사를 돕는 성금 마련에 써달라며 작품 50점을 본지에 기부했다. 독도·제주도 등 한국의 풍광을 담은 연작, 아프리카 고비사막·나미비아사막, 태평양 뉴칼레도니아, 중국 황산 등 최근 4년간 작업해온 ‘세상의 끝에 서서’ 연작이다. 80×102㎝의 큰 사이즈에 오리지널 프린트다. 미공개작도 여러 점이다. 김씨 작품의 판매가는 평균 800만원, 총 4억원에 해당한다.

김씨는 괌에서 나비 사진을 찍던 중 참사 소식을 들었다. “너무 충격적이라 카메라가 손에 잘 잡히지 않더라고요.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도 내내 뭔가 해야 한다는 생각만 했습니다.”

 김씨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일본 추모집회를 열었다는 소식에 전율을 느꼈다. “그분들에게 과거 일본의 악행은 용서하기 힘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인류 보편의 재앙 앞에서 일본인을 위로하고 애도한 거죠. 우리가 이렇게 훌륭한 민족이었구나 자랑스러워졌어요. 뒤틀린 한·일 관계를 바로잡고, 진정한 동반자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일본에 진심으로 마음을 열고 싶어졌다”며 “쓰라린 역사의 흔적을 잊지는 않겠지만 한국인들이 인류애를 실천하고, 우리 사회에 톨레랑스(관용)가 뿌리내리는 것 같아 감격스럽다”고도 했다.

 이번 기증 작품은 21일부터 본지 홈페이지(joongang.co.kr)에서 볼 수 있다. 김씨는 “금액에 상관없이 50분(개인·단체)을 골라 작품을 전달해달라”고 밝혔다.

기부내역, 소장을 원하는 작품번호 등을 적어 e-메일(jm1004<@joongang.co.kr>)이나 팩스(02-751-5672)로 신청하면 된다. 일본 돕기 기부를 했던 개인이나 기업도 신청할 수 있다. 신청기간은 21일 오전 6시부터 24일 오후 6시까지. 수령자는 25일 발표한다. 입금계좌는 우리은행 1005-480-019595(예금주 대한적십자사). 문의 02-751-5655~6.

양성희 기자

사진

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사진작가

195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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