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황홀한 옛 그림들의 봄나들이-‘조선후기 회화전-옛 그림에의 향수’전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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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호 06면

고산(孤山) 황기로( 黃耆老)의 시고사수(詩稿四首), 지본수묵, 25.7*109.8㎝

요새 서울 조계사 맞은편에 있는 동산방갤러리(대표 박우홍)에 가면 안복(眼福)이 터진다. 전시장에서 좀체 보기 힘든 근사한 옛 그림들을 한눈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원(檀園) 김홍도, 혜원(蕙園) 신윤복, 오원(吾園) 장승업, 겸재(謙齋) 정선, 현재(玄齋) 심사정, 관아재(觀我齋) 조영석, 공재(恭齋) 윤두서에 추사(秋史) 김정희까지-, 조선시대 후기를 대표하는 쟁쟁한 작가 33명의 산수·인물·화조·사군자가 50여 점이나 걸려 있다. 1983년 열어 호평받았던 '조선후기 회화전’을 28년 만에 다시 여는 전시다. 전시작의 80%가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들. 박우홍 대표는 “74년 화랑 개관 이후 아버님(창업주 박주환)때부터 인연을 맺어온 소장가분들의 적극적인 도움 덕분”이라고 들려주었다.

3월 15~28일 서울 견지동 동산방갤러리, 문의 02-733-5877

탄은(灘隱) 이정이 먹물 들인 천에 금가루를 개어 그린‘니금세죽(泥金細竹)’과 초서로 필명을 날렸던 고산(孤山) 황기로의 ‘시고(詩稿)’ 4수는 임진왜란 이전 작품이다. ‘시고’ 4수는
얼마 전 보물(제1625-2호)로 지정되기도 했다.인물·말 그림에 능했던 윤두서의 ‘주감주마(酒<9163>走馬)’는 인물이 중심이 된 그림으로 역동적인 필체가 인상적이다. 화면 왼편에 적힌 ‘주감백일모 주마입홍진’이라는 글은“술은 거나한데 해가 저물어, 말을 달려 도성으로 돌아오네”라는 뜻이다.

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어해도(魚蟹圖), 지본수묵, 27.8*37.7㎝

당나라 맹호연의 시에서 두 구절을 뽑아 썼다. 김홍도의 ‘어해도(魚蟹圖)’는 일제시대 때 공개된 이후 실물이일반에 소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게들의 움직임이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공재(恭齋) 윤두서(尹斗緖)의 주감주마(酒단원(檀園) 김홍도(金弘道)의 어해도(魚蟹圖), 지본수묵, 27.88*37.7㎝ 酣走馬), 지본수묵, 33.5*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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