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롯데 컨소시엄의 해태음료 인수 심사착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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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음료시장이 독과점화한다는 논란이 있는 가운데 공정거래위원회가 롯데호텔을 포함한 5개사 컨소시엄의 해태음료 인수에 대한 심사에 착수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5일 롯데호텔과 일본의 히카리 인쇄 등 5개사가 참가한 컨소시엄이 14일 해태음료를 인수한다는 내용의 기업 결합 신고서를 제출, 심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컨소시엄 구성은 일본의 인쇄업체인 히카리 인쇄가 51%, 아사히 맥주가 20%, 롯데호텔이 19%, 미쓰이 상사와 덴츠가 각 5% 등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대 주주인 히카리 인쇄가 일본 롯데의 라면 포장지 인쇄를 담당하는 등 롯데의 납품업체인데다 제2주주인 아사히맥주도 진로쿠어스 맥주의 입찰 때 롯데와 함께 인수하려 할 정도로 롯데와 밀접한 관계에 있는 등 이 컨소시엄이 사실상 롯데가 주도하는 것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납품업체는 일반적으로 특수관계에 있다고 보지 않기 때문에 표면상으로는 이번 컨소시엄을 롯데가 주도하는 것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다만 롯데그룹이 납품업체를 동원, 해태음료를 인수하려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히카리인쇄 등이 `경영지배를 위한 공동의 목적을 갖고 기업결합에 참여하거나 사업내용을 사실상 지배하려는 특수관계인'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 컨소시엄이 롯데가 주도하는 것으로 판정되면 롯데칠성음료와 해태음료의 국내 음료시장 점유율이 60% 가량이기 때문에 공정거래법상 독과점 제한(50%) 조항에 따라 기업결합을 허용하지 않을 수 있다.

한편 롯데 관계자는 이에 대해 "평소 롯데의 신격호 회장과 교분이 깊은 히카리인쇄그룹 사장이 한국 실정에 어둡다며 컨소시엄 참여 요청을 해와 롯데가 이를 받아들인 것 뿐"이라며 "일본에서 인수에 따른 법률관계를 검토한 결과 롯데호텔의 소액 참여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주장했다.[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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