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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용병연봉 상한 무용지물

중앙일보

입력

프로야구 외국인선수 연봉에 대한 8개 구단 합의가 올해도 무용지물로 전락할 전망이다.

올 시즌 팀 성적을 좌우한 외국인 선수들이 연봉 상한선 20만달러를 웃도는 금액을 요구할 조짐인데다 당장 내년 시즌 전력 유지가 급한 구단들이 상한선을 내세워 이들의 요구를 물리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올해 뛰었던 외국인 선수 가운데 내년에도 한국에 남기로 구단과 약속이 이뤄진 선수는 우즈(두산), 로마이어.데이비스(이상 한화), 스미스(삼성), 피어슨(해태), 호세.기론(이상 롯데) 등 7명.

이 가운데 우즈는 이미 20만달러에 계약을 마쳤고 이번 시즌 성적이 그리 돋보이지 않았던 스미스와 피어슨 등은 구단과 큰 이견이 없다.

그러나 올해 최고의 용병이라는 평가를 받은 호세와 한화의 한국시리즈 우승에 결정적으로 한 몫을 해낸 로마이어, 데이비스 등 3명은 20만달러 상한선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것이 주변의 관측이다.

올해 타율 0.325와 홈런 35개 등 까다로운 옵션을 모두 충족시켜 4만5천달러를 추가로 받아 총 14만5천달러를 벌었던 호세에 대해 롯데는 15일께 1차 접촉을 가질 계획인데 요구 연봉이 20만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로마이어와 데이비스 역시 20만달러로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롯데와 한화는 일단 교섭을 통해 20만달러 이하로 재계약을 맺겠다는 방침이나 이면계약을 통해 추가 부담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인선수 연봉 상한선은 재계약금과 연봉만을 제한하고 있을 뿐 성적에 따른 옵션이나 격려금 등 다른 명목으로 지급하는 금액은 제외돼 있어 20만달러연봉 상한은 있으나 마나한 규정이 될 공산이 크다.

지난 98년 홈런왕과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했던 우즈는 99년 연봉 협상에서 무려 12만달러를 옵션으로 추가, 총 22만달러를 받아내 8개 구단이 정한 연봉 상한선 12만달러를 10만달러나 초과했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이 올해부터 20만달러로 상향조정되면서 이를 위반하면 구단에 대해선 외국인 선수 수입 금지, 해당선수에게는 5년간 한국프로야구 활동이 금지되는 등 강력한 제재가 취해진다"며 "그러나 상한액은 계약금과 연봉에만 적용될 뿐 옵션은 제외돼 사문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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