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투자열기 급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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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개발제한구역 일부 해제 방침으로 들떴던 그린벨트 투자 열기가 최근 들어 급속도로 식어가고 있다.

지난 7월 정부가 지방 중소도시와 1천명 이상 거주하는 집단취락지구에 한해 그린벨트를 우선 풀겠다고 발표한 이후 수도권 일대에 투기바람이 일었다.

그러나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의 해제 대상 선정작업이 늦어지는 데다 ▶환경단체의 반발 ▶정치권의 눈치보기 ▶호가 폭등 등이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끊어지고 일부 지역에서는 가격도 내려가는 추세다.

특히 내년 상반기엔 토지이용이 가능해질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세부지침 마련에만도 2~3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열기를 가라앉히는 주 요인이 되고 있다.

경기도 성남시 상대원동 공업단지 옆 그린벨트 대지의 경우 지난 6월만 해도 평당 1백만원을 웃돌았으나 요즘은 80만원으로 떨어졌고 매물도 많이 나오고 있다.

광주군 초월면 일대 그린벨트 안의 논.밭도 지난 여름 평당 50만~60만원에 거래되면서 일부는 호가가 1백만원에 이르렀으나 지금은 평당 40만원선에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그린벨트가 전체 면적의 80% 정도인 구리시와 의정부시도 거래가 완전히 끊긴 가운데 값도 여름에 비해 20~30% 가량 떨어졌다.

구리 교문동 한마음컨설팅 최승권 공인중개사는 "호가도 여름보다 30% 정도 떨어졌고 거래도 없다" 며 "갈매동 그린벨트 내 논.밭은 평당 60만~70만원이던 것이 50만원선으로 내렸다" 고 전했다. 의정부시 녹양동 도로에 붙은 논.밭도 평당 30만~50만원선을 호가하지만 손님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의왕시 내손동.학의동 논.밭의 경우 땅 주인들은 평당 30만~40만원선에 내놓았지만 실제 거래는 20만원선에도 이뤄지고 있다.

밀알부동산 김규현 사장은 "개발제한구역 해제 발표 당시만 해도 하루가 다르게 값이 뛰고 북적거렸으나 지금은 찾는 사람이 거의 없고 실망 급매물만 나오고 있다" 고 전했다.

하남과 고양시는 서울에서 가깝다는 이유로 20~30% 정도 오른 시세가 유지되곤 있지만 거래는 거의 없다.

특히 우선 해제구역으로 유력시되던 풍산동 논.밭은 한때 평당 50만~70만원선으로 20% 정도 값이 뛰었지만 지금은 거래가 없고, 서울 강동구와 붙은 감북동도 평당 40만~50만원선에 호가만 형성돼 있다.

고양시 강매동.도내동 2차선 도로변 논.밭이 평당 50만~70만원으로 지난해보다 20~30% 오른 시세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지만 수요가 전혀 없다고 일대 중개업소들은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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