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강의 활용법] 1시간 강의 듣고 30분 정리, 3일 후 복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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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강의(이하 인강)는 유명 강사의 강의를 원하는 시간에 들을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수험생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러나 강사의 명성에만 의존했다간 낭패를 볼 수 있다. 부족한 과목과 단원을 객관적으로 파악한 뒤 자신의 공부 스타일에 맞는 강의를 골라야 한다.

김현창(24·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3)·최정빈(21·여·이화여대 행정학과 2)씨는 “강의를 듣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배운 내용을 스스로 정리하면서 ‘내 것’으로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들은 수험생 커뮤니티에서 학습 멘토로 활동하고 있다.

인터넷 강의를 활용해 성적 향상을 이뤄낸 김현창(왼쪽)·최정빈씨.

선택과 집중

김현창씨는 2007학년도 수능 수리영역에서 만점을 받았다. 그러나 고2 때까지 그의 수리 성적은 원점수 40점 수준이었다. “기초가 아예 없었어요. 고2 겨울방학부터 인강을 활용해 고1 과정 기본개념부터 다시 공부했죠.” 1차 개념학습을 끝낸 뒤에는 교재에 나온 문제를 빠짐없이 풀었다. 문제풀이를 통해 어떤 개념이 부족한지를 파악한 것이다. 모르는 문제와 틀린 문제에는 별표를 한 뒤 해당 문제들만 골라 문제풀이 강의를 들으며 ‘개념을 어떻게 적용하는지’ 방법을 익혔다. 그는 “어떤 부분이 약한지, 풀이과정에서 어떤 부분이 잘못돼 있는지를 먼저 알아야 인강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강의를 듣기 전에 해당 부분의 문제를 풀면서 취약 부분을 파악할 것”을 당부했다. 김씨는 강의를 듣다 문제풀이 방법을 알게 되면 컴퓨터를 멈추고 해당 문제를 스스로 다시 풀었다.

사회탐구는 개념 이해가 부족했던 국사와 정치과목만 선택해 들었다. “특히 국사는 시대별·주제별로 흐름을 잡는 게 중요해요. 한 부분, 한 부분을 조각내 공부하다 보면 어떤 시대에 일어난 사건인지 제대로 이해할 수 없거든요.” 시대별로 정리된 강좌를 통해 역사적 사건의 흐름을 익힌 뒤 정치·경제·사회상·문화 등 주제별로 묶어 각 시대의 특징을 파악했다. 정치과목은 얇은 문제집 한 권을 풀면서 자주 틀리는 부분을 파악했고, 정당과 선거구제 부분만 골라 인강을 들었다.

좋은 강의 = 내게 맞는 강의

“‘어떤 강사가 잘 가르친다더라’ 하면 그 강의로 몰리거든요. 고2에 올라가면서 처음 인강을 접했을 때 저도 그랬죠. 하지만 아무리 유명한 강사의 강의도 내 공부 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학습효과를 올릴 수 없습니다.” 최정빈씨는 “강좌를 선택할 때는 여러 강사의 강의를 들어본 뒤 ‘나에게 맞는’ 강의를 골라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의고사를 치를 때마다 여러 강사의 해설 강의를 들으면서 자신에게 맞는 강사를 찾았다. 같은 문제라도 강사마다 문제 해결 방식이 다르고, 강의 스타일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강사의 강의를 듣다 보면 보다 나은 풀이법을 취사선택할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강의를 선택하기 전 맛보기 강좌도 반드시 들었다.

“고3 여름방학부터는 강의 커리큘럼을 보고 평가원 모의고사와 수능 기출문제 풀이과정 위주로 들었습니다. 어차피 수능도 평가원에서 출제하는 것이기 때문에 비슷한 유형의 문제가 많거든요.” 2008학년도 수능부터 3개년치 평가원 모의고사와 기출문제 관련 수업을 들으며 실전에 대비했다.

최씨는 “인강을 듣는 건 공부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복습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제대로 된 공부라는 것. 1시간 강의를 들은 뒤에는 30분 정도 관련 부분을 스스로 공부했고, 3~4일 후 다시 한번 복습했다. “인강의 최대 단점은 모르는 것이 있어도 물어볼 수 없다는 거거든요.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학교 선생님을 찾아가 이해될 때까지 질문하면서 ‘내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질문을 하다 보면 하나의 개념에서 파생되는 다른 개념들까지 알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죠.”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 인터넷 강의는 어떤 학생에게 효과적일까

학교 수업의 진도를 놓쳤거나 성취도가 떨어지는 특정 과목이 있는 경우

‘개념’ 강의를 들은 뒤 관련 내용을 스스로 요약하고 반복 학습하라. 주요 개념은 별도의 요약노트를 만들어 정리하고, EBS 교재 등의 문제집을 통해 개념을 활용해 문제풀이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한다.

공부하고자 하는 의지는 있지만 학습 능력이나 암기력이 떨어지는 경우

개념을 무턱대고 암기하다 보면 데이터들이 머릿속에서 뒤섞이기 마련. 주제별로 분류된 커리큘럼의 ‘기본개념강좌’를 골라 핵심 개념부터 완벽히 숙지한다. 이후 연관성 있는 주제를 묶어 심화 학습하면 학습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 인터넷 강의는 어떻게 나눠지나

● 학년별로 어떤 강의를 선택할까

고1·2 자신의 현재 학습 상태를 파악해 어떤 과목, 어떤 부분이 부족한지를 알아내는 게 최우선 과제다. 개념 강의를 통해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의 기본개념을 파악한 뒤 스스로 문제를 풀어보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자주 틀리는 문제 유형은 따로 모아 문제풀이 강의로 보충하면 된다.

고3·재수생 전 과정을 정리해 보고 싶다면 특정 과목의 파이널 강의를 활용하라. ‘유명 강사’를 따라가는 건 위험하다. 자신의 스타일과 맞지 않으면 시간 낭비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맛보기 강좌를 통해 수업 스타일이 맞는지부터 파악해야 한다.

● 인터넷 강의 활용, 이것만은 주의하자

인터넷 강의는 도구일 뿐 인터넷 강의를 듣는 건 영화를 감상하는 것과 다르다. “잘 가르친다”고 감상할 대상이 아니라 강의를 활용해 지식을 습득해야 한다. 자신의 상태를 냉정하게 파악해 무엇이 부족한지를 먼저 알고, 그에 맞는 강의를 골라 스스로 공부하는 게 중요하다.

강의를 듣는 건 공부가 아니다 강의를 듣는 것 자체를 공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스스로 복습하지 않으면 기억은 오래가지 않는다. 1시간~1시간30분 분량의 강의를 들은 뒤에는 15~30분 정도 시간을 할애해 중요 부분을 정리하자. 스스로 요약노트를 만드는 게 강의를 2~3차례 반복해 보는 것보다 효과적이다.

인터넷 강의에 매몰되지 말자 필요 이상으로 강의 시간이 길거나 강좌 수가 많은 강의는 피하라. 커리큘럼을 따라가다 보면 ‘내 공부’를 할 시간이 없다. 특히 자기 통제력이나 학습의지가 부족한 학생의 경우엔 인터넷 강의가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

※도움말=수만휘(수능날 만점 시험지를 휘날리자)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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