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칼텍스 여수 공장 안에는 연면적 7500평 규모의 ‘협력업체 전용 사무 단지’가 있다. 글자 그대로 협력업체들이 입주하는 공간이다. 특징은 임대료가 없다는 것. 전기료와 수도료도 받지 않는다. 누구든 필요하면 쓰라는 식이다. ‘협력업체도 한 가족’이라고 생각해 GS칼텍스와 한 울타리에서, 별다른 부담 없이 지내도록 만들었다.
이 단지 덕에 GS칼텍스는 협력업체와 머리를 맞대기가 한층 수월해졌다. 정유산업이라는 특성상 설비를 개선하거나 보수할 필요성이 생겼을 때 GS칼텍스와 협력업체가 한 팀이 돼 일을 해야 한다.
1991년부터 20년을 GS칼텍스와 함께해 온 폐드럼 재생 전문업체 협동산업의 임직원들. 최근에는 GS칼텍스가 마련한 저리 대출 프로그램인 ‘상생펀드’의 혜택을 보기도 했다.
GS칼텍스 여수 공장의 김희선 상무는 “같은 공장 안에 협력업체가 있다 보니 옆 사무실 드나들 듯하면서 함께 일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GS칼텍스와 협력업체 간에 유대감이 강해지는, ‘한 울타리 효과’도 보고 있다. 협력업체들도 ‘GS칼텍스의 일이 바로 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더 강해졌다는 것이다. 협력업체는 비용 부담을 들이지 않고, GS칼텍스는 협력업체와의 결속력 강화 효과를 보는, 전형적인 윈-윈이다.
GS칼텍스는 협력업체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는 데도 모범 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납품을 받은 뒤 이상이 없는지 검사를 하고 나서 전액 현금 결제를 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평균 5.2일이다. 더 빨리 대금을 주려고 검사 시간을 최대한 단축했다. ‘상생펀드’란 것도 만들었다. 은행들을 설득해 기업은행 500억원, 신한은행 250억원, 우리은행 250억원 등 1000억원의 펀드를 조성해서 협력사들이 일반적인 대출보다 1%포인트 이상 낮은 금리에 돈을 빌릴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GS칼텍스는 제품 품질이 뛰어난 협력회사와 2~3년 장기 납품 계약을 맺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있다.
이런 노력 결과 GS칼텍스는 지난해 말 공정거래위원회가 실시한 ‘동반성장 및 공정거래 협략 이행 평가’에서 우수 등급 판정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원자재가와 환율 변동 등에 따라 17개사에 대해 납품 가격을 51억원 올려준 것은 우수 사례로 선정되기도 했다.
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