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난 당분간 지속 … 분양가 할인이 집값 하락 이끌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7면

천안은 젊은 층 위한 수익형 주택

천안·아산의 부동산 경기는 수도권의 영향을 받으면서도 직접적인 대체관계에 있지 않다는 특징이 있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2010년 주택가격상승률을 살펴보면 전국적으로 1.9%상승하고 수도권이 1.7%하락했다. 천안은 0.2% 상승, 아산은 제자리로 중간수준에 해당하는 가격상승률을 보였다. 올 들어 2월까지 천안은 0.5%, 아산은 0.6%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전세가격의 상승으로 인해 매매가격도 소폭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매매에 대한 관망세를 유지하는 수요자들이 많아 큰 폭의 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LH가 아산신도시 탕정지구 2단계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밝히면서 개발 호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사진은 아산신도시 배방지구. [조영회 기자]

 천안은 2009년을 제외하고는 2000년대 들어 매년 인구가 증가하는 추세며 아산도 2000년 들어 계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천안 인구는 약 9100명이 증가하고 아산의 경우 약 4200명이 늘었다. 하지만 증가하는 인구의 연령대에는 차이가 있다. 천안은 20~35세, 젊은 층의 증가율이 높고, 아산의 경우 10대 후반부터 50대 중반까지 전반적으로 늘고 있다. 이를 볼 때 향후 주택시장은 천안의 경우 대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수익형 주택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고, 아산의 경우 직장 등의 이유로 가족단위의 이주수요를 중심으로 한 주택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올해 천안·아산의 토지 시장은 2∼5% 정도의 완만한 상승, 중·소형 주택은 은 4∼7%정도 상승, 대형은 하락 및 보합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행 박사는 “중·소형 주택시장은 입주물량에 따른 일시적인 하락 혹은 보합 후 전국적인 상승흐름에 맞춰 오름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대형은 낙폭을 줄이고는 있지만 하락세를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아산은 가족단위 이주수요 중심

전국적인 전세가격 상승은 천안·아산에도 나타나고 있다. 올 들어 천안이 1.3%, 아산이 1.1% 상승했다. 수도권과 마찬가지로 주택가격상승에 대한 기대심리가 낮아지면서 전세수요가 증가해 나타난 현상이다. 국민은행이 발표한 충남지역의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은 2009년 1월 58.2%에서 2011년 2월에는 62.5%까지 상승했다. 일반적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면 매매가격도 상승하나 최근의 주택시장은 이러한 현상이 상대적으로 늦게 나타나고 있다. 최근 물가상승에 따라 금리인상 가능성이 높아지고, 이에 따른 주택 매매수요회복이 늦어져 전세가격상승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천안·아산의 평균 매매가는 3.3m²당 499만원, 전세가는 평균 3.3m²당 307만원으로 매매가의 약 60%정도다. 전세가 상승을 통해 매매가 상승의 여지를 추정할 수 있다. 충남 부동산 가운데 가장 관심이 많은 곳 중 하나가 천안 청수지구다. 법원, 경찰청, 공공청사 입주 및 상업지역 개발 등의 호재가 이어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개발 호재의 불확실성이 지가 상승 발목

천안의 지가는 각종 개발호재로 인해 2009년 마이너스에서 2010년 0.8%상승으로 전환됐다. 아산도 2009년 약 0.8%상승에서 2010년 약 1.6%상승으로 상승폭이 커졌다. 하지만 지가상승폭이 물가상승에는 미치지 못한다. 천안·아산은 천안-청주공항 연결철도와 제2경부고속도로, 과학벨트유치 등 지가상승요인이 많이 있으나 개발호재들의 불확실성, 개발시기지연 등으로 지가를 큰 폭으로 상승시키기에는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2012년 총선으로 추가적인 개발호재 발표, 기존 개발계획 실행 등으로 국지적인 지가상승은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개별 공시지가 표준지 조사(2010년) 평가에 의하면 아산의 토지 가격 상승은 2.6%, 천안 서북구의 토지 가격은 2.1%로 상승했다. 충남에서 가장 비싼 곳은 천안시 동남구 신부동 에띄드 하우스샾 자리다.

지난 해 주택가격 0.48% 하락

천안 주택시장은 올해에도 고전하겠으나 약간의 상승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주택 가격은 경기 침체로 인한 거래 악순환으로 2008년도에 3.96%가 인상된 이후 2009년도에는 0.76%하락, 2010년도는 0.48% 하락했다. 천안시 개별주택가격 총액은 2조4443억5000만원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가격대별로는 5000만원 이하가 1만1549호(52.7%)로 가장 많았고, 1억 이하가 1만780호(36.7%), 2억 이하 4687호(16.0%), 3억 이하 1263호, 6억 이하 1100호, 9억 이하 22호, 9억 이상 3호 순으로 집계됐다. 개별주택 가격의 최고가는 백석동 하늘중앙교회 사택으로 11억 2000만원, 최저가는 동면 화덕리 225번지 135만원이었다.

도움말=이영행 부동산학 박사(왼쪽), 남영우 나사렛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러한 개별주택가격 하락의 주요 요인은 부동산 경기 침체, 거래 감소, 미분양 아파트, 급매물 등이다. 특히 천안·아산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시행하는 사업이 많았다. 그러나 LH에서 대부분의 신규 사업을 폐지 또는 무기한 연기했다. 그 영향으로 아산 신도시 개발이 보류되고 천안 북부 IC 개통, 청수지하도 설치 등의 사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을 떨어내기 위한 대대적 할인 분양이 하락을 주도하기도 했다. 차암동 3산업단지 주택용지에 올해 5월쯤 분양을 추진하는 것이 지역 부동산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글=김정규 기자
사진=조영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