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사람이 우울증 위험 높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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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저체중인 사람이 우울증에 걸릴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정신과 배재남 교수팀이 18~64세 성인 6510명을 면담 조사한 결과, 저체중인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정신장애(우울장애·불안장애·알코올 사용장애)에 걸릴 위험이 1.68배 높았다. 저체중은 체질량지수(BMI·체중을 키의 제곱으로 나눈 지수)가 18.5 미만인 것을 말한다. 인하대병원 선우영경 연구원은 “우리나라 젊은 여성들이 다이어트에 과도하게 집착하면서 식이장애나 식욕저하로 이어지고 심할 때는 우울증을 겪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의학회에서 발간하는 국제학술지(The Korean Academy of Medical Sciences) 최근호에 실렸다. 논문에 따르면 고졸 이상의 학력 소유자가 고교 중퇴나 중졸 이하보다 정신장애에 걸릴 위험이 1.75배 높았다. 기혼이거나 동거하는 사람이 독신에 비해 1.94배,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2.58배 높았다.

 서양에서는 비만일수록 우울증 유병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는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났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문화·인종·가치관의 차이가 이런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배 교수는 “서양과 달리 아시아에서는 심한 고도 비만군이 적고, 비만인 한국남성이 정상체중인 사람에 비해 더 안정적인 결혼 생활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비만과 알코올 사용에 대한 비교적 관대한 한국 사회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성식 선임기자

우울증 걸릴 위험 비교

▶ 1.68배 저체중>정상 체중

▶ 2.04배 30대 저체중>30대 정상 체중

▶ 2.84배 50~64세 저체중>50~64세 저체중

* 저체중은 체질량지수 18.5 미만, 정상은 18.5~24.9

자료:인하대병원 배재남 교수팀, 성인 6510명 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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