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분당을 직접 출마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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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 민주당 대표(왼쪽)와 전병헌 정책위의장이 10일 의원총회 도중 이야기하고 있다. [김형수 기자]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4·27 재·보선과 관련해 “내 몸을 사리지 않고 필요한 일이라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무한책임을 지겠다는 자세”라고 했다. 그래서 그가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직접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손 대표는 그동안 성남 분당을 출마엔 관심이 없다는 뜻을 밝혀 왔다. 그가 이 지역에 후보로 나설 경우 한나라당과의 ‘빅매치(big match)’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한나라당에선 강재섭 전 대표, 정운찬 전 총리가 후보로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야권 단일화, 연대·통합에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앞장서 정권 교체를 이룰 수 있다는 신념을 갖고 임해 달라”며 “이 모든 책임은 당대표가 앞장서서 지겠다”고 했다. 그가 ‘무한책임론’을 얘기한 건 7일 순천 지역 민주당원들을 만난 자리가 처음이다. 이날 당원들이 ‘순천 무공천’ 방침을 철회하라고 하자 손 대표는 “호남에서 내 지지도가 떨어져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무한책임을 지겠다”고 답했었다. 측근들은 “손 대표가 다시 무한책임론을 얘기한 건 순천엔 공천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유지하겠다는 뜻이지 성남 분당을에 나가겠다는 게 아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에선 “한나라당에서 거물을 성남 분당을에 내보낼 가능성이 큰 만큼 손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원혜영 의원,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 등이 손 대표에게 출마를 권유했고, 10일엔 박주선 최고위원이 “손 대표가 (출마를) 결단하면 당으로선 아주 환영할 일”이라며 손 대표를 압박했다.

 이런 얘기가 나오는 건 한나라당 텃밭인 성남 분당을 선거에 손 대표가 뛰어들어 승리하면 한나라당에 큰 타격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2012년 총선 때도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고 보는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 대표 징발론’에 대해 우려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성남 분당을은 한나라당 강세지역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아무리 손 대표라고 해도 분당에선 쉽지 않다”며 “그가 출마해서 패배하면 그의 대선 꿈도 물거품이 될 수 있고, 당도 큰 충격에 빠질 수 있는 만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손 대표 출마는 당을 위해 희생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야 가능한 일”이라고 했다.

글=채병건 기자
사진=김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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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 민주당 대표최고위원

194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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