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제국’ 루이뷔통, 불가리 점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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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4면

세계 최대 명품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불가리를 인수한다. 경쟁사인 에르메스의 경영권 확보에 나선 데 이어 보석 브랜드를 손에 넣는 등 영역 확장을 위한 공격적 행보를 이어 가고 있는 것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LVMH는 지분 맞교환 형태로 불가리 지분 51%를 인수한다. 이번 인수로 LVMH는 불가리의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기존 최대 주주였던 불가리 일가는 LVMH의 2대 주주가 된다. LVMH는 잔여 지분 매입 계획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체 인수가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LVMH가 불가리의 현재 기업가치에 상당한 프리미엄을 얹어 준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불가리의 시가총액은 4일 종가 기준으로 23억 유로(3조6000억원)다.

 불가리의 매출은 시계와 보석이 반반이다. 전문가들은 LVMH가 불가리를 인수해 최근 수요가 급증하는 이머징시장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불가리는 지난해 4분기 매출이 21% 증가했다. 일본에서만 연간 10억 유로가 넘는 매출을 올렸다.

 세계 명품업계의 거물인 버나드 아르노 LVMH 회장은 지난 10년간 명품기업들을 잇따라 인수해 LVMH를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으로 키웠다. 최고급 브랜드인 루이뷔통과 셀린느, 펜디와 도나카란을 비롯해 샴페인 브랜드인 동 페리뇽과 뵈브 클리코 등을 거느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는 루이뷔통·샤넬과 함께 세계 3대 명품 브랜드로 꼽히는 에르메스의 경영권 인수에도 나섰다. 하지만 에르메스가 경영권 방어에 나서면서 확보한 지분은 20% 수준에 불과하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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