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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yle&] 따스한 햇살처럼, 스트라이프 셔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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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1면

피카소·달리·샤넬·장 폴 고티에·메릴린 먼로·알랭 들롱. 예술가, 패션 디자이너, 영화배우인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모두 줄무늬(스트라이프) 셔츠를 즐겨 입었다. 왜? 편안해 보이면서도 클래식한 멋을, 젊어 보이면서도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2011년 봄·여름 컬렉션에선 스트라이프 옷이 눈에 많이 띈다. 하얀 바탕에 남색 줄무늬가 들어간 기본 스타일의 셔츠부터 화려한 캔디 색상의 줄무늬 스커트와 재킷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4명의 패션 스타일리스트가 ‘스트라이프 옷 멋지게 입기’ 방법을 들려주었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도움말=김명희·박만현·서정은·이한욱(패션 스타일리스트)

대림미술관 제공

‘빵과 피카소(사진)’. 사진가 로베르 두아노가 찍은 피카소 사진의 제목이다. 식탁 위에 길고 오동통한 빵을 늘어놓고 자신의 손인 양 시침을 떼고 있는 피카소의 능청스러운 표정 때문에 유명해진 사진이다. 70세가 넘은 피카소의 표정이 짓궂은 소년처럼 보이는 건 그가 입은 세인트 제임스의 스트라이프 셔츠 때문이다. 프랑스 마린 룩에서 출발한 스트라이프 셔츠는 바다 사나이들이 즐겨 입은 옷답게 건강하고 편안해 보이는 게 특징이다. 덕분에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가 입어도 장난기 가득한 경쾌함이 연출된다. 반면, 패션 디자이너인 샤넬이 입었던 스트라이프 셔츠는 고급스러움과 우아함으로 기억된다. 통이 넓은 정장 팬츠에 진주 목걸이를 조합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줄무늬 셔츠는 어떤 옷, 어떤 액세서리를 함께 조합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표정을 보여준다.

하의나 재킷은 최대한 단순하게

1 원색의 다양한 색상이 어우러진 화려한 분위기의 셔츠(프라다). 2 피카소가 즐겨 입었다는 프랑스 브랜드 셔츠(세인트 제임스 by 플랫폼 플레이스). 3 흰색과 남색이 조합된 기본 셔츠. 심술궂은 표정의 하트 표시로 눈길을 끈다(플레이 꼼 데 가르송). 4 가슴에 주머니를 달아 새로운 느낌을 연출한 셔츠(코데즈 컴바인).



사실 가로 줄무늬의 옷은 아무나 입기 어렵다. 몸이 팽창돼 보이는 착시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이한욱씨는 “몸이 통통한 사람일수록 몸에 꼭 맞는 셔츠를 입는 게 좋다”며 “줄무늬도 굵고 얇은 줄이 불규칙하게 들어간 것이 어울린다”고 조언했다. 그는 “몸이 마른 사람은 약간 헐렁한 느낌으로 입는 게 좋고, 키가 작은 사람은 셔츠 길이가 허리 선 위로 오는 것을 선택하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서정은씨는 “줄무늬가 셔츠 전체에 고르게 가득 깔린 것이 날씬해 보인다”며 “어깨와 가슴 라인에서 줄무늬가 끊기고 바탕색만 있는 디자인은 상체가 뚱뚱해 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만현씨와 김명희씨는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을 때는 하의와 재킷 등의 다른 옷은 최대한 심플하게 입으라”고 조언했다. 단순한 듯 보이지만 스트라이프는 의외로 눈에 잘 띄는 강렬한 무늬다. 그 때문에 함께 입는 옷까지 화려하면 너무 무겁고 요란해 보일 수 있다. 가장 무난하면서도 깔끔한 선택은 워싱(물 빠짐 효과)이 들어가지 않은 진한 데님 바지 또는 흰색 바지에 남색 블레이저(금속 단추가 달린 유니폼 스타일) 재킷을 조합하는 거다. 함께 입는 옷의 색상도 신경 써야 한다. 보통의 스트라이프 셔츠는 남색 또는 빨간색이 많다. 그래서 같은 계열의 남색 또는 색이 한눈에 잘 드러나지 않는 골드, 베이지, 크림빛 계열의 옷들이랑 함께 입는 게 자연스럽다.

단정하고 우아하게 보이고 싶다면

준야 와타나베(左), 프라다(右)

●줄무늬 셔츠+정장 바지+남색 블레이저 재킷

“골반 부분은 헐렁하고 종아리로 내려갈수록 다리통이 좁아지는 정장 바지에 스트라이프 셔츠를 입고 남색 블레이저 재킷을 갖춰 입으면 경쾌해 보이면서 단정한 느낌이 들어서 사무실 출근 복장으로도 손색없다.” -서정은

●줄무늬 셔츠+단색 스커트+화이트 카디건

“줄무늬 셔츠에 기본 스타일의 베이지 또는 남색 타이트 스커트를 입고 하얀색 카디건을 입는다면 클래식한 분위기의 사무실 복장이 될 수 있다. 여기에 앞 코가 뾰족한 구두를 신고 작은 스카프를 매주면 금상첨화다.” -박만현

●줄무늬 셔츠+바지 정장+진주 목걸이

“아래위가 한 벌인 바지 정장은 자칫 딱딱하고 사무적으로 보일 수 있다. 이때 목선 트임이 쇄골을 따라 길게 난 보트 네크라인의 줄무늬 셔츠를 입거나 턱밑에서 목 부분을 한 번 접어 입는 터틀 네크라인의 줄무늬 니트 셔츠를 입고 진주 목걸이를 걸면 우아하면서도 경쾌해 보인다.” -김명희

●줄무늬 셔츠+베이지색 바지+가죽조끼

“통이 넓은 베이지색 정장 바지에 줄무늬 셔츠를 입고 길이가 엉덩이 밑까지 길게 내려오는 낙타색 가죽조끼를 걸치면 전문직 여성처럼 멋스럽고 우아해 보인다.” -이한욱

감각적이고 세련돼 보이고 싶다면

●줄무늬 바지+검정 재킷

“바지에 들어가는 스트라이프는 회색 바탕에 검은색의 가는 줄무늬가 들어간 것이 좋다. 멀리서 보면 회색처럼 보여서 자연스럽다. 상의는 스트라이프 색에 맞춰 검정 또는 회색, 어두운 남색을 입는 게 감각적으로 보인다.” -박만현

●줄무늬 원피스+줄이 가는 샌들

“이번 시즌엔 화려한 색깔의 스트라이프 원피스가 많이 선보였다. 강렬한 색깔의 옷은 그 자체로 느낌이 강해서 디자인은 최대한 단순한 것이 좋다. 함께 조합하는 구두 역시 줄이 가늘어서 색깔이 잘 안 느껴지는 샌들류가 예쁘다.” -서정은

●줄무늬 재킷+꽃무늬 스커트

“주말에 입는 옷이라면 아예 느낌을 더 강하게 가는 것도 세련된 방법이다. 스트라이프의 강한 느낌을 한껏 부각시키는 거다. 스트라이프 재킷에 화려한 꽃무늬 또는 도트 무늬의 스커트를 조합해 보라. 강한 것은 강한 것과 어울렸을 때 감각적으로 보인다.” -김명희

●줄무늬 셔츠+검정 와이드 팬츠

“줄무늬 셔츠는 봄·여름에 특히 사랑받는 옷이다. 편안하고 경쾌한 느낌 때문이다. 주말이나 휴가철에 줄무늬 셔츠를 쉽고 멋지게 입으려면 통이 아주 넓은 검은색 바지 하나만 있으면 된다.” -이한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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