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극장, 뮤지컬 '난타 2000'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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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영국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초청돼 신명의 한판을 벌였던 뮤지컬 퍼포먼스 <난타>(연출 최철기)가 새로운 모습으로 국내외무대를 뜨겁게 달군다.

PMC 환 퍼포먼스(대표 송승환)가 제작한 이 작품은 사물놀이 리듬을 무대화한 것으로, 4명의 요리사가 대형주방에서 요리하며 후라이팬, 접시 등 주방기구를 이용해 갖가지 해프닝을 연출한다.

<난타>는 대사없이 리듬과 비트로만 구성됐다는 점에서 서양의 무언어극 `스탐프(Stomp)'나 `탑 독스(Top Dogs)'와 비교된다. 이 작품이 국내외에서 성공한 것은 언어장벽없이 남녀노소가 모두 즐길 수 있기 때문. 경쾌한 리듬과 포복절도케 하는 재치가 폭발적 카타르시스를 관객에게 안겨준다.

<난타>는 97년 초연 이래 선풍적 바람몰이를 계속해왔다. 국내에서 2년 동안 4백여회의 공연을 가져 18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모았다. 그리고 에딘버러 페스티벌에 한국공연작으로는 최초로 참가해 100만 달러의 공연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그 결과 지난 10월 미국 마이애미 디즈니월드를 시작으로 외국공연이 줄줄이 이어진다.

이달부터 새롭게 선보이는 공연무대는 <난타 2000>. 올해의 <난타 99>가 해외진출을 고려해 브로드웨이 스타일로 버전전환을 시도했다면 이번 <난타 2000>은 새 천년의 국제무대용으로 버전상승을 꾀한 것이다. <난타 2000> 공연은 서울과 해외에서 2개 공연팀을 동원해 거의 동시에 이뤄진다.

먼저 서울의 경우 14일부터 내년 1월 23일까지 정동극장 무대에서 관객을 다시 만난다. 이번 작품은 한국적 정체성을 한껏 부각시킨다는 취지에서 한 쌍의 장승을 무대 세트로 더 세웠다. 그리고 장승을 배경삼아 사모관대 족두리 차림으로 전통결혼식을 올리는 장면도 추가했다.

기존 <난타>가 청각에 주안점을 둔 반면 이번 <난타 2000>은 시청각을 고루 자극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칵테일쇼' `불쇼' 등과 함께 장승, 전통결혼식이 시각 효과를 강화한다면 요리사들이 철판구이를 직접 구워내며 발생시키는 고기 굽는 연기와 냄새는 후각적 리얼리티를 더해준다는 것. 그러면서 요리사 4명은 주방에서 도마 등을 미친듯이 두들겨대며 관람객을 몰아의 세계로 인도한다.

공연시간은 평일 오후 7시이고 주말은 오후 4시 공연이 더 있다. 단, 월요일은 쉰다.

블루팀과 화이트팀 중 블루팀은 국내의 초반 공연을 맡은 뒤 내년 초에 일본으로 건너가 해외공연에 열중한다. 이들은 일본의 주요도시를 순회한 데 이어 5월에는 미국 시애틀로 건너가고 이어 영국 등 유럽에서 한판 신명을 올린 다음 중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 투어에 나선다.

그리고 10월에는 다시 미국 오프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3년간의 장기공연에 들어간다. PMC 환 퍼포먼스 측은 "오프 브로드웨이 입성은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서 개봉되는 것과 같은 `사건'"이라고 자랑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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