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주민 37% 굶어죽을 위기에 처했다

중앙일보

입력

  북한 주민 가운데 37%가 외부의 식량지원이 없으면 생존하기 힘들다는 국제기구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유엔아동기금은 7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1 인도주의 활동 보고서'를 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보도했다. 유엔아동기금은 "자연재해와 식량난을 겪은 북한 주민의 이같은 수치는 사상 최대치"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처럼 심각한 식량위기 상황이지만 북한 당국이 투명한 분배감시를 허용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대북식량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엔아동기금은 이에 따라 올해 대북사업을 위한 예산으로 미화 1200만달러를 책정했다. 지난해보다 200만달러 늘어난 것이다. 유엔아동기금은 "지난해 350만명의 어린이와 산모, 수유모를 지원했지만 올해는 440만명으로 대상을 확대하고 급성 영양실조로 고통받는 1만3000명의 어린이를 긴급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유엔아동기금이 확보한 예산은 계획의 20% 정도 뿐이다. 지난해 대북지원을 위한 모금에 나섰지만 205만달러 밖에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영양제와 의약품 제공과 같은 긴급사업을 위주로 대북지원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식량부족으로 굶어죽는 북한 여성과 어린이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북한 내 1살 미만 영유아의 사망률은 1000명당 26명이었다. 2009년 23명보다 3명이 더 불어났다. 산모사망률도 10만명 당 250명에 달했다. 현재 북한 내 전체 산모와 수유모의 28%가 영양결핍상태이며, 산모 가운데 3분의 1이 영양결핍성 빈혈에 시달리고 있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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