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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목곰 김동주 얼굴, 가장 새까맣게 탔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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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김동주가 지난 4일 까만 얼굴과 대비되는 목 부위를 보여주고 있다. [서지영 기자]

7일 프로야구 두산과 상무의 연습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구장. 이용철 KBS 야구해설위원은 김동주(35·두산)를 보고 깜짝 놀랐다. 까맣게 그을린 얼굴과 날씬해진 몸매를 보고서는 “진짜 동주 맞냐”며 확인까지 했다. 지난 2일까지 일본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서 뙤약볕과 맞선 결과다. 김동주는 46일간의 전지훈련 동안 하루도 열외 없이 모든 훈련을 소화했다. 젊은 선수들이 다 바르는 자외선 차단 크림도 안 발랐다.

 야구 팬들은 김동주를 ‘두목곰’이라 부른다. 두목이 아니었고, 스스로 두목이 되고자 하지 않았는데도 어느 때부턴가 ‘김동주=두목곰’이 됐다. 두산 베어스의 대장은 김동주라는 뜻이다. 하지만 김동주는 올해만큼은 위에서 호령하기보다 후배들에게 직접 모범을 보이기로 했다. FA(자유계약선수) 계약의 마지막 해를 맞아 10년간 미뤄온 우승 맛을 다시 보기 위해서다.

 12일 시범경기 개막을 앞두고 열린 이날 연습경기에 김동주는 3루수 겸 4번 타자로 나섰다. 5회 말 2사 1루에서 좌전안타를 친 뒤 6회 초 수비부터 이원석으로 교체됐다. 예년 같으면 김동주가 나설 경기가 아니었다. 시범경기도 아닌 2군 팀과의 연습경기였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무리하다가 부상당할 위험이 있다며 벤치에 앉아 있거나 기껏해야 지명타자로 나서 한두 타석 몸을 풀었던 김동주다. 그러나 전날 팀 청백전에도 3루수로 나서 3타수 2안타를 휘두른 김동주는 “실전감각을 더 키워야 한다”며 상무와의 경기에도 출전을 강행했다. ‘두목곰’의 그런 모습에 후배들도 감히 몸을 사릴 수 없었다. 두산은 마치 정규시즌 경기를 하듯 상무를 두들겨 8-2 완승을 거뒀다. 상대팀 사령탑인 박치왕 상무 감독은 “오늘 같은 경기에 김동주가 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다”고 말했다. 지난 스프링캠프에서 김동주는 “올해는 3루수로 전 경기에 나서겠다”며 어느 때보다 수비 훈련에 충실했다. 10년간 국가대표 붙박이 3루수였던 그는 서른 중반에 접어든 최근 부상 방지를 위해 지명타자로 나서는 일이 잦았다. 2009년 20경기에 이어 지난해에는 한 시즌의 절반이 넘는 77경기를 지명타자로 뛰었다.

 김동주의 3루수 복귀에 김경문 두산 감독은 쌍수를 들어 환영했다. 거포 우익수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기용하고 외야에 기동력과 수비가 좋은 정수빈을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팀 공·수에 미치는 시너지 효과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강훈 결과 103㎏이던 김동주의 몸무게는 98㎏으로 줄었다. 스프링캠프에서 김동주와 함께 방을 쓴 투수 임태훈은 “동주 선배가 자는 것, 먹는 것 등 생활수칙을 하도 엄하게 지켜 나까지 합숙소 생활을 하는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김 감독 역시 “동주가 캠프에서 가장 열심히 훈련했다. 얼굴색과 몸매만 봐도 알 것”이라며 흡족해 했다.

 1998년 데뷔한 김동주는 투수 이혜천과 함께 둘밖에 남지 않은 2001년 두산의 마지막 우승 멤버다. 이날 경기에서 다이빙 캐치로 온몸이 흙빛이 된 김동주는 “올해는 나도, 감독님도 계약 마지막 해다. 매번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았는데 올해는 꼭 감독님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며 “나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몸이 좋아진 만큼 자신도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글=동환 기자
사진=서지영 기자

김동주 프로필

● 생년월일 : 1976년 2월 3일

● 체격 : 1m80cm·98㎏

● 출신교 : 중대초-배명중-배명고-고려대

● 포지션 : 내야수(우투우타)

● 프로 데뷔 : 1998년 OB(현 두산)

● 2011년 연봉 : 7억원(3년 연속 프로야구 전체 1위)

● 주요 수상 : 2000·2003·2007·2008년 골든글러브, 2003년 타율 1위, 2007년 출루율 1위.

● 프로통산 성적 : 1411경기 타율 0.312, 1508안타, 253홈런, 986타점

김동주가 걸어온 길

● 1992년 배명고 2학년 시절 봉황대기대회 최우수투수상 및 타격상 동시 수상

● 1994년 고려대 진학

● 1998년 신인 1차 지명으로 OB 입단. 당시 신인 타자 최고 계약금(4억5000만원). 방콕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 혜택

● 2000년 5월 4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잠실구장 최초이자 유일한 장외홈런 기록(사진). 시드니 올림픽 동메달

●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

●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금메달

● 2004년 7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 2005년 8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

●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중 어깨 부상

● 2008년 두산과 4년 계약. 베이징 올림픽 예선에서 허벅지 부상

● 2010년 7년 만에 20홈런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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