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지TV, "K-POP 한국정부가 조작한다"주장 사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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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에 불고 있는 한류열풍을 한국 정부가 조작했다는 내용의 방송을 해 물의를 빚었던 일본 방송사가 공식 사과했다.

일본 후지TV는 6일 'Mr 선데이' 방송 도중 "지난달 26일 일본에서의 K-POP 유행에 대한 방송에서 기무라 타로씨가 한 말에 대해 (한국 정부와 한국민에게)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후지TV는 지난달 26일 'K-POP에 빠지는 여자들, 한류남자에 끌리는 이유'라는 기획프로그램에서 자문역으로 나온 언론인 키무라 타로씨가 "한국 정부 내 브랜드위원회라는 것이 있다. 이 브랜드위원회가 K-POP을 국가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광고대리점에 돈을 주고 유튜브 등에 있는 K-POP 동영상의 조회수를 올리도록 하는 수법으로 K-POP 한류열풍을 조작하고 있다. 이는 사기 비슷한 것이다"라고 주장했었다.
이런 사실을 중앙일보가 인터넷을 통해 첫 보도를 하면서 국내 네티즌에게 급속히 확산됐다.

후지TV측은 보도 당일 중앙일보에 전화를 걸어와 "당시 키무라씨가 잘 모르고 한 말인 것 같다. 일본 내에서 K-POP은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래서 (K-POP과 관련된)모든 것이 뉴스가 된다. 한국에서는 정부 조차 대중문화의 브랜드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한다. 일본도 이런 노력이 필요하다는 촉구를 위한 발언이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었다.

국가브랜드위원회는 중앙일보의 보도를 확인한 뒤 후지TV에 "대중문화를 정부가 컨트롤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한국 정부는 유튜브 동영상 조작과 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며 공식사과를 요구했다.

후지TV는 이날 사과방송에서 "한국의 국가브랜드위원회로부터 이런 일을 의뢰한 적이 없다는 지적을 받았다. 기무라씨의 발언은 한국에서는 K-POP을 자국의 문화적 재산으로 소중히 해서 많은 사람들이 봐주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부에서도 보급하는데 전념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특정영상의 재생을 유도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오해가 될 표현이 있었다. 대단히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또 "한국의 국가브랜드위원회에 따르면 이 위원회는 한국 대통령 직속기구로 한국의 브랜드가치를 향상시키는 업무를 맡고 있다고 한다"라고 설명했다.

후지TV의 'Mr 선데이'는 일요일 밤에 방송되는 시사 교양프로그램으로 시청률 10%대의 인기프로그램이다.

김기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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