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특집다큐, 조경철 박사 방북 다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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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52년만에 평양을 방문했던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의 가족 상봉이 TV를 통해 소개된다. 해외교포가 아닌 남한 주민이 북한에 가서 가족을 만나는 모습이 방송을 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7일밤 방영되는 SBS 특집 다큐멘터리 〈조경철 박사의 52년만의 귀향〉 (밤10시55분)이 그것이다.

조박사의 고향은 평안북도 선천. 47년 당시 김일성 대학 물리학과에 재학 중이던 조박사는 아버지와 함께 월남하면서 이산가족이 됐다. 북에 어머니와 남동생을 남겨두고 온 것.

SBS 제작진과 함께 지난달 20일 방북, 8일간 평양에 머물렀던 조박사는 25일 묵고 있던 평양 고려호텔에서 동생 조경두(65)씨와 상봉했다.

평북 용천에서 기계연합총국 기획국장으로 일한다는 동생을 보자 조박사는 "너 경구 맞니? 어떻게 된 거야"라고 입을 열고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20여분간 부둥켜 안은 채 눈물만 흘렸다. 서로 아버지와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처음 확인한 형제는 미리 준비해 간 사진을 나란히 테이블 위에 놓고 절을 올리기도 했다.

조박사는 또 기억을 더듬어 지금은 극장 옆 공터가 돼버린 옛 집터를 찾아가기도 했다. 평양 시내를 둘러본 조박사는 "평양의 옛 모습을 찾긴 힘든다. 그런데 현재 평양의과대학이 들어 있는 평양의전 건물은 옛 모습 그대로"라고 회상하기도 했다.

이밖에 제작진은 지난해 10월 국내에 방영됐던 북한 영화 〈임꺽정〉의 주인공 최창수(57) 인민배우를 인터뷰했다. 1백 편이 넘는 영화를 찍었다는 그는 "남한 영화를 본 적이 있다"며 "사람들 사이의 감정문제를 주로 다루는 게 눈길을 끌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개인적인 의견임을 전제로 "적합한 역할만 주어지면 남한 영화에도 출연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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