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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는 의외로 고급브랜드가 먹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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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아프리카 공략, 지금 시동을 걸지 않으면 늦는다.”

 글로벌 경영전략 컨설팅 업체 맥킨지의 아차 레케(사진) 이사가 한국 기업에 이런 조언을 했다. 지난달 24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중앙일보와 인터뷰한 그는 아프리카 전문가이자 맥킨지 라고스(나이지리아) 사무소의 책임자. 아프리카에 관심을 둔 몇몇 한국 기업의 요청으로 아프리카 각국의 사업 환경 등을 설명하러 방한했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늦는다”고 한 이유를 “중국과 유럽·중동 등의 수많은 기업이 아프리카에 눈독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맥킨지가 글로벌 기업들에 아프리카 사업 컨설팅을 해주는 양이 중국 사업 컨설팅의 두 배이고, 인도보다도 50% 많다”며 “경쟁이 치열해지기 전에 시장을 선점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물론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 인도 등 떠오르는 시장이 가까이 있는데도 한국 기업들이 아프리카 진출을 서둘러야 할까.

 “아프리카 경제는 최근 10년간 연 평균 5%씩 성장해 왔다. 기업의 성장을 위해, 시장 다각화를 위해 외면할 수 없는 대상이다.”

-아프리카는 인프라가 부족해 사업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있다.

 “나이지리아에서 이동통신 사업을 하는 MTN이라는 회사가 있다. 다른 이동통신사들은 나이지리아 전력 사정이 좋지 않아 기지국에 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을 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진출을 포기했다. 이들과 달리 MTN은 해법을 찾았다. 기지국마다 발전기를 달았다. 기름값이 많이 들지만, 이 회사는 영업활동현금흐름(EBIDTA) 기준으로 60%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다.“(※EBIDTA는 이자비용·법인세·감가상각비 등을 제하기 전의 수익)

-요즘 북아프리카 사태에서 보듯 정치·사회가 불안한데.

 “아프리카 54개국 중 매년 3~4개국은 그런 일이 일어난다. 아프리카에 진출할 때 한두 나라에 집중할 게 아니라 여러 곳에 동시 진출하는 방식으로 위험을 줄여야 한다. 현재 아프리카에서 자리 잡은 기업들은 그런 회오리를 견뎌내고 현지화에 성공했다.”

-어디를 진출 거점으로 삼는 게 좋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이집트·나이지리아 등이 앞선 나라들이다. 소득이 높고 산업이 다변화됐다. 그 다음이 카메룬·세네갈·케냐·나미비아 등이다. 이런 나라를 기지로 삼아 주변국을 공략하는 게 좋다.”

-아프리카는 아직 소득 수준이 높지 않아 한국이 강한 정보기술(IT) 제품 수요가 많지 않을 것 같다.

 “연소득 2만 달러(약 2300만원) 이상인 가구가 인도보다 많다. 이들은 고가 브랜드 제품을 살 능력이 있다. 아프리카인들은 고급 브랜드에 집착하는 특성이 있다. 어떻게든 돈을 모아 고급 제품을 사려고 한다. 일단 저가 제품으로 브랜드를 알린 뒤 아프리카의 성장에 따라 고가 제품으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하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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