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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f&] 드라이버 ‘색깔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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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7면

동장군의 기승이 한풀 꺾이고 봄기운이 완연합니다. 골퍼들은 지금이라도 당장 필드로 달려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힙니다. 겨우내 갈고 닦은 기량을 선보일 생각에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골프용품사들은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이번 주 golf&은 각 골프용품 브랜드들이 새로 내놓은 신형 드라이버를 살펴봤습니다.

<관계 기사 e18면>

2011년 골프 용품 시장에선 색깔 논쟁이 한창이다. 흰색에 이어 검은색, 금색 드라이버가 골퍼들의 눈길을 끈다. 모델은 J골프 김미영 아나운서. [김성룡 기자]


2011년 골프용품 업계의 화두는 ‘색깔’이다. 연초부터 때아닌 ‘색깔 논쟁’에 불을 지핀 것은 테일러메이드. 테일러메이드는 지난 1월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렸던 PGA용품쇼에 드라이버 헤드의 크라운(뚜껑) 부분을 흰색으로 마감한 화이트 드라이버(R11)를 내놓으면서 골프팬들의 주목을 끌었다. 기존의 검은색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크라운 전체를 흰색으로 마감한 이 드라이버는 보기에도 경쾌한 느낌을 준다. 이 회사의 숀 툴런 제품개발 수석 부사장은 “프로골퍼들도 만족하는 편이다. 다른 골프용품사들도 흰색 드라이버 시장에 가세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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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 드라이버를 내놓은 것은 테일러메이드뿐이 아니다. 국산 맞춤 골프클럽을 내놓고 있는 MFS골프도 흰색 드라이버 시장에 뛰어들었다. MFS는 헤드 일부분과 샤프트까지 흰색으로 장식한 ‘스피라(SPIRRA)’를 출시했다. 또 코브라-푸마 골프도 흰색 컬러를 입힌 S3 화이트 드라이버를 다음달부터 판매할 예정이다.

이에 비해 캘러웨이와 나이키는 검은색 드라이버를 들고 나왔다. 캘러웨이가 새로 내놓은 ‘레이저 호크’ 드라이버는 크라운과 소울 부분이 모두 블랙이다. 나이키의 신제품 ‘SQ 마하스피드 블랙’은 아예 모델명에 ‘블랙’을 넣었다. 타이틀리스트의 신제품 드라이버(910D2) 역시 헤드 색상을 기존의 크롬 색상에서 검은색으로 바꿨다.

이에 비해 핑과 젝시오는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골드 컬러를 선택했다. 핑이 새로 내놓은 ‘프리미엄 K15’ 드라이버와 젝시오가 출시한 ‘뉴젝시오 프라임’은 각각 선명한 골드 컬러로 중·장년층 골퍼들의 눈길을 자극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2011년 골프업계에선 화이트와 블랙, 골드 등 세 가지 색깔의 드라이버가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갖가지 색상의 신제품이 쏟아졌다지만 드라이버 헤드 소재는 더 이상 변화가 없다. 1990년대 초반 등장한 티타늄 이후 신소재가 나오지 않고 있다. 티타늄 합금 소재, 카본 소재 등이 나왔지만 획기적인 소재라 할 수 없다. 드라이버 헤드의 소재 개발은 이제 한계에 다다랐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아담스 골프의 신두철(51) 사장은 드라이버 색깔 논쟁이 나쁘지는 않다는 의견이다. 신 사장은 “여러 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흰색이 골퍼들의 시선을 끄는 것은 분명하다. 특히 젊은 골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소재 개발이 한계에 다다른 만큼 당분간 골프용품 업계에 색깔 논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캘러웨이 골프의 김흥식(43) 이사는 “색깔보다 중요한 것은 성능(performance)”이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이사는 “디자인과 색깔로 경쟁을 벌이는 것도 좋지만 골퍼 입장에선 클럽의 성능을 눈여겨 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올해 새로 나온 드라이버 가운데엔 샤프트 길이를 늘린 제품들도 눈에 띈다. 소재 개발이 한계에 부닥치자 체구가 작은 동양인들이나 시니어 골퍼들의 스윙 스피드를 증가시키기 위해 샤프트 길이를 늘린 것이다. 실제로 샤프트가 1인치 증가할 때마다 거리는 약 7~8야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평균 샤프트 길이는 45~45.25인치. 올해는 0.5~1인치 정도 더 늘어났다. 기존의 장척 샤프트의 문제점은 헤드 스피드가 커진 만큼 구심력 또한 커지면서 샤프트의 컨트롤이 힘들어져 정확한 임팩트가 어려웠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기술 발달로 경량 헤드와 경량 샤프트가 잇따라 출시되면서 이 같은 문제점이 줄어들었다. 또한 샤프트의 색깔을 그립 부분은 어두운 색깔을, 호젤 쪽으로 갈수록 밝은 색을 채택해 시각적으로 샤프트의 길이가 짧아보이도록 했다.

지난달 20일 일본 도쿄에서 끝난 일본골프박람회에서도 장척 샤프트가 인기를 끌었다. 투어스테이지를 수입하는 석교상사의 백영길 마케팅팀장은 “일본 제품들의 경우 샤프트는 길어졌지만 클럽의 전체 무게는 오히려 가벼워졌다. 일본 특유의 감성 마케팅으로 시각적 디자인에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투어스테이지의 ‘X-드라이버 705 타입 415’는 헤드 크기를 줄인 경우다. 시중에 나온 드라이버 헤드의 용적이 460cc정도인 데 비해 이 회사가 내놓은 신제품의 헤드 용적은 415cc로 줄어들었다.

반대로 샤프트가 짧아지고 헤드의 무게가 늘어난 제품도 있다. PRGR의 ‘iD455’의 경우 샤프트의 길이가 45.5인치에서 45인치로 짧아졌다. 헤드의 무게도 289g에서 300g으로 늘어났다. PRGR의 박성준 팀장은 “2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까지의 근력은 거의 같은 수준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들었다고 무조건 가벼운 드라이버를 사용하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는 적절한 무게의 드라이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 주장했다.

글=문승진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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