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측근 챙기기 지나치다” 도마 위 오른 충북지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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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측근 챙기기’가 또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지난해 7월 취임 직후 도와 산하기관에 측근들을 배치하면서 ‘보은인사’라는 비판을 받았던 이 지사는 최근 선거공신 2명을 산하기관장에 내정했다. 이들이 차지한 자리는 경제관련 분야다. 하지만 당사자들은 경제분야와 무관한 경력을 갖췄다. 이 때문에 공직사회에서는 “과도한 측근인사”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지사는 취임 직후인 지난해 8월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하면서 공무원 49명을 줄이겠다고 선언, 도민들로부터 환영을 받았다. 당시 이 지사는 “인력을 줄이면 예산이 남는다. 이 돈을 도민들에게 돌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승진 자리가 줄어들 것을 걱정한 직원들에게는 “조직이 비대해져 가지치기가 필요하다”고 고통분담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지사의 측근 챙기기가 또 다시 불거지자 “(지사에 대한)신뢰를 잃었다”는 볼멘 소리마저 나오고 있다.

 충북도가 관리·감독하는 청주산업단지관리공단(청주산단)과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오창산단)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수장인 전무이사에 이 지사의 측근을 선임했다. 청주산단은 주재선(64)씨, 오창산단은 김현상(58)씨다. 주씨는 지난해 지방선거 때 이 지사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았고, 김씨는 이 지사 소속 정당인 민주당 충북도당 사무처장을 지냈다. 두 사람의 임기는 4년으로 연봉은 8000여 만원이다. 업무추진비 1000여 만원을 합하면 매년 9000여 만원을 받는 자리다. 도청 내 서열 2위인 행정부지사의 연봉과 비슷한 액수다.

 이 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선거를 도운 측근들을 주요 자리에 배치해왔다. 지난해 8월에는 충북인재양성재단 사무국장에 선거캠프 대변인을 지낸 박종천(49)씨를 임명했다. 박씨는 2년간 공무원 4급(서기관)에 준하는 급여를 받는다. 애초 그는 도청 홍보보좌관에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6.2 선거 때 언론과의 갈등 등의 이유로 홍보보좌관 자리를 차지 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공무원들은 이 지사가 보답 차원에서 박씨에게 사무국장 자리를 마련해줬다고 판단했다.

 이 지사는 앞서 ‘집사’로 통하는 백상진(44)씨를 3년 임기의 대외협력관(5급 상당), 선거캠프에서 공약개발을 담당했던 김문종(46)씨를 정책보좌관(5급 상당)에 앉히기도 했다. 이 지사는 또 지난해 12월 말 도 산하 장애인체육회 사무처장에 민주당 충북도당 출신인 임헌택(57)씨를 임명했다.

신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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