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관 비판 … 국익 위해 자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민주당 박지원(얼굴) 원내대표는 24일 국가정보원의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 잠입 사건과 관련, “우리 민주당에도 여러 가지 정보가 입수되지만, 정보기관의 문제라 국익 차원에서 우리가 가급적 (언급을) 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열린 당 고위정책회의에서다.

 회의 후 열린 오찬 기자 간담회에서는 “요새 안 그래도 ‘양박(兩朴)’이 꿀 먹은 벙어리마냥 ‘꿀박남매’가 됐느냐는 얘기를 듣는다”고 했다. ‘양박’이란 자신과 국회 정보위원인 박영선 의원을 말한다.

 그는 “‘꿀박남매’ 얘기를 들어서 박영선 의원 보고는 (국정원) 얘기를 좀 하라고 했다”며 “그러나 나는 바빠서 오늘 국정원에서 전화가 왔는데도 못 받았다”고 했다.

 민주당은 전날까지 손학규 대표, 정세균 최고위원 등이 나서 원세훈 국정원장 사퇴론을 강도 높게 제기했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박 원내대표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민주당 기류도 하루 만에 조금 누그러졌다. 이날 국회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민주당은 이번 사건에 대해선 거의 공세를 펼치지 않았다. 박 원내대표가 ‘국익’을 강조하고 민주당도 공격을 자제하는 바람에 민주당 주변에선 박 원내대표가 원세훈 국정원장의 인책을 반대하는 것 같다는 얘기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에 대해선 비판 기조를 이어갔다. 박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국정원의 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다. 만약 책임을 물으면 (특사단 숙소 잠입을) 인정하는 꼴’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통용되겠는가”라며 “진정한 대통령의 용기는 잘못을 시인, 사과하고 재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경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