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431㎞’ 세계 신기록 세운 초고성능 타이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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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미쉐린코리아가 내놓은 초고성능 타이어 ‘파일롯 슈퍼 스포츠’는 강철보다 5배 강한 내구성의 고밀도 초경량 소재를 사용해 뛰어난 안전성을 자랑한다. [미쉐린코리아 제공]

포르셰·페라리·람보르기니·쾨닉세그 등 수퍼카(최고 500마력 이상)의 공통점은 타이어 선택에 신중하다는 점이다.

 시속 300㎞가 넘는 속도를 견뎌야 하고, 코너링 때 접지력이 극대화돼 원심력을 최대한 억제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초고성능 스포츠 타이어를 개발하는 일은 쉽지 않다. 게다가 수요도 많지 않아 이익을 내기란 더욱 어렵다. 그럼에도 초고성능 스포츠 타이어는 제조사의 기술적 자부심이 될 수 있어 타이어 업체들은 막대한 개발비용을 아끼지 않는다.

 미쉐린코리아가 21일 발표한 초고성능 타이어 ‘파일롯 슈퍼 스포츠’는 주행의 즐거움과 안전성이라는 균형을 맞춘 제품이다. 이 타이어 개발을 위해 포르셰, BMW M, 페라리 같은 고성능 자동차 메이커의 엔지니어를 개발진에 참여시켰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스포츠카로 유명한 부가티 베이런도 지난해 7월 이 제품을 달고 양산차로는 처음으로 시속 400㎞를 돌파해 세계신기록인 시속 431㎞를 기록했다.

 파일롯 슈퍼 스포츠에는 여러 첨단 기술이 들어갔다. 일본 첨단 섬유업체인 데이진이 개발한 특수섬유 트와론을 사용해 가벼우면서 강성이 뛰어나게 했다. 트와론은 고속으로 주행할 때 타이어의 밑바닥 부분인 트레드의 중심을 단단하게 지지한다. 이렇게 되면 원심력에 의해 트레드의 한가운데가 튀어나오는 현상을 방지하고 동시에 압력을 접지면 전체로 분산시켜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

 또 타이어의 바깥쪽(카본블랙 첨가)과 안쪽에 서로 다른 고무 혼합물을 사용하는 ‘듀얼-콤파운드 트레드’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타이어 바깥쪽은 내구성을 개선했고 안쪽은 젖거나 불규칙한 노면에서의 제동력을 높였다. 타이어의 온도 변화를 최소화하고 접지면에 압력이 균일하게 분산되도록 하는 가변접지 패치 기술도 적용했다.

 파일롯 슈퍼 스포츠는 지난해 4월 유럽연합(EU)의 공식 인증기관인 독일의 튀브 주트(TV SUD)가 시행한 초고성능 타이어 테스트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세계 타이어 업계 1, 2위를 다투는 미쉐린·브리지스톤과 굿이어·피렐리·콘티넨털·던롭 등 세계 상위 6개 업체가 참가해 초고성능(UHP) 타이어(245/40ZR18인치)를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파일롯 슈퍼 스포츠는 스피드는 물론 젖은 노면의 제동력 등 전 부문에서 모두 최고 성능을 기록했다.

 미쉐린코리아 백주연 차장은 “이 제품의 타깃 자동차는 포르셰 카레라 GT 같은 수퍼카, BMW M3와 스바루의 WRX STi 같은 수퍼 스포츠카, 그리고 포르셰 997과 페라리 458 같은 럭셔리 수퍼 스포츠카”라고 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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