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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전문점·베이커리 “우유 모자라서 속타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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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커피전문 체인 스타벅스는 다음 달 중 우유 대신 두유를 넣은 커피를 기존 커피 가격에 파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래는 두유 커피가 우유 커피보다 500원 비싸다.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우유 때문이다. 최근 우유 공급업체로부터 “구제역으로 물량이 달려 어쩔 수 없다. 납품가를 올려 달라”는 요청을 받은 것이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3월 개학 이후 우유 공급이 학교에 집중되면 돈을 더 주고도 우유를 구하지 못할 수 있다. 두유 커피는 그런 상황에 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시작된 구제역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커피전문점·제빵업체도 우유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구제역으로 젖소 살처분이 늘면서 원유 생산량이 줄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고 있는 SPC그룹은 지난달 초부터 수입 냉동크림을 매장에 공급하고 있다. 원래는 생크림케이크 등을 만드는 데 쓰이는 크림으로 전량 국내산을 사용했으나 외국산으로 대체하고 있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지금은 전체 크림 사용량의 10% 정도만 외국산을 쓰고 있지만 앞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정부도 냉동크림 관세를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SPC그룹은 또 지난 추석 이후 ‘공급업체 다각화’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그룹 관계자는 “서울우유에서 받던 우유량을 70%에서 30%까지 낮추고 남양유업·푸르밀 등에서 받는 양을 늘렸다. 하지만 개학 이후 상황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우유업체에는 “우유나 유제품을 구할 수 없겠느냐”는 문의 전화가 쇄도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우유업체도 바나나우유 등 가공유 생산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정선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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