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교재 어떻게 공부할 것인가 ③ 외국어영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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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휘문고를 졸업한 김진환(19·가명)군은 2011학년도 수능 외국어 영역만 생각하면 지금도 손에 땀이 맺힌다. 내심 자신 있던 독해 문제의 답이 쉽게 보이지 않아 애를 먹었다.

 “빈칸 추론형 문제가 그렇게 많이 출제될 줄은 몰랐어요. EBS 교재 반영비율이 높아졌다고 해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뒤통수를 맞은 것 같았죠.” 결국 모의고사 성적보다 3점이 떨어졌지만, 다행히 대부분 학생들의 점수가 낮아진 덕에 1등급을 받았고 원하는 한양대에 합격했다.

 “EBS 교재의 체감 반영비율이 생각보다 많이 낮았습니다. 반영교재가 11종에 전체 지문이 1700여 개나 돼서죠. 이번 수능에 EBS교재에서 반영된 지문 개수가 18개니까 거의 100개당 1개꼴로 출제된 셈입니다. 게다가 반영된 지문도 문제가 변형돼 결국 새로운 문제나 다름없었어요.”

 이투스 청솔 김정호(외국어 영역) 강사의 지난해 수능 외국어영역 결과 분석이다(표 참조). 수능이 끝나자마자 회자된 ‘EBS 학습 무용론’에 일리가 있다는 것이다. 교과부에서 EBS 교재 반영률을 70%로 높이겠다고 발표할 때만 해도 수험생들은 출제 범위가 한정돼 시험이 쉬워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상위 1·2·3등급의 등급 컷 점수가 지난해보다 3점정도 하락할 만큼 어려워졌다. 출제 지문이 한정된 상태에서 기존 방식대로 문제를 출제하면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우려해 문제를 모두 변형해서다.

 티치미 김찬휘(외국어 영역 대표강사) 대표는 “단단한 어법 실력, 꾸준한 어휘 암기, 논리적인 글 읽기 훈련 등으로 근본적인 영어내공을 쌓아야 한다”며 “연초에는 개념 학습에 시간을 더 많이 투자하라”고 충고했다.
 
다양한 관점으로 지문 읽기 필요

 김 대표는 이어 “지문에서 예상되는 모든 개념을 추출해 공부해야 한다”며 “EBS 교재 반영의 핵심은 지문을 변형하지 않고 문제를 바꿔 지문 속 다른 맹점을 들춰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EBS 교재에서 어법 문제 지문이 있다면 어법 문제를 풀고 난 후 전체 글의 요지가 뭔지 살펴보고, 단어나 표현은 모두 외우는 식이다. 추론식 독해 문제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전에는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틀렸던 문제가 어법이나 어휘였다. 하지만 EBS 교재 반영안이 시행되면서 추론적 사고를 요하는 독해유형의 문제를 가장 많이 틀렸다.

 지난해 수능에서 가장 많이 틀린 문제의 지문을 살펴보면, ‘진리와 가치’ ‘내적 극단과 극단 사이로 흐르는 에너지’ ‘행위의 결과와 그 결과를 얻기 위해 소비된 시간과 에너지간의 균형’ ‘풍경과 내적 고찰간의 연관성’ 등이다. 학생들 사이에서 ‘한글이라 해도 쉽게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는 푸념이 나올 정도였다.

 김 대표는 “어려운 내용의 지문일수록 출제 가능성이 높다”며 “문장 구조를 분석하는 것을 넘어 글에 숨은 화자의 의도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강사도 “지난 수능에서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빈칸 추론형 문제가 6문제나 출제됐다”며 “지문을 깊이 이해하고 고도의 추리훈련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지레 겁을 먹을 필요는 없다. EBS교재로 시험 범위나 방향성이 이미 밝혀져 있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EBS 교재 출제시기를 잘 살펴보면 답이 보인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 수능시험뿐 아니라 6·9월 모의고사에서도 EBS 지문의 70%를 사용해야 한다는 점을 들었다.

 6월 모의고사에서는 그 전에 출시된 교재에 한해 70%를 출제한다. 9월 모의고사는 그때까지 출시된 교재에서 6월 모의고사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중 70%를 반영한다.

 수능도 마찬가지다. 새로 나온 교재까지 합친 범위 내에서 6·9월 모의고사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가 출제 범위다. 모의고사에 맞춰 출시된 교재에 따라 차근차근 대비하면 출제방향을 알 수 있을 뿐 아니라 공부해야 할 범위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 2012학년도 수능 외국어영역 대비법

기본기 배양 - ● 영문구조 제대로 보고 올바른 정보 읽어내는 훈련 ● 개념 학습에 3분의2 정도 시간 배분
어휘력 향상 - ● 지문 내 모르는 단어, 표현 모두 암기 ● 해석되지 않는 문장 체크해 원인 찾아 해결하기
단순 문제 풀이 지양 - ● 지문 내에서 나올 수 있는 모든 개념 추출해 학습
추론 유형 문제 대비 - ● 어려운 글 통해 작가나 화자 의도 한 문장으로 요약 연습


[사진설명] 수능 외국어 영역은 EBS교재의 지문 내용을 다양한 관점으로 읽는 고웁법이 요구된다. 수험생이 수능시험을 치르기 전 안내설명을 듣고 있다.

<김지혁 기자 mytfact@joongang.co.kr 사진="최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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