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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치솟으니…구리 도둑이 설친다

미주중앙

입력

나날이 늘어나는 구리 도둑으로 캘리포니아 주가 몸살을 앓고 있다.

캘리포니아 중부의 프레즈노 시는 최근 시 전역의 수 천 개에 달하는 맨홀 뚜껑을 콘크리트로 막아버렸다. 맨홀을 통해 지하에 내려가 구리 전선을 잘라가는 도둑을 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구리 도둑들은 프레즈노를 넘어 한인타운을 포함해 LA시와 가주 전역에서 공사현장이나 차압된 주택을 타겟으로 삼아 구리 전선을 훔치고 있다.

구리 전선이 표적이 되는 이유는 최근 구리와 백금, 알루미늄 등의 원자재 가격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은 상황에서 구리가 다른 원자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훔치기 쉽기 때문이다. 구리의 매매가는 지난 2009년 파운드 당 1.25달러에서 최근 파운드 당 4달러까지 올랐다.

구리 도둑을 예방키 위해 가주 정부는 지난 2009년 구리를 팔기 위해선 면허증을 복사하고 대금 지급까지 3일을 기다리도록 하는 등 규정을 강화했으나 3배 넘게 오른 구리 가격에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하는 실정이다.

전국적으로도 구리 절도 경보가 울리고 있다. 뉴욕 타임스는 구리와 백금 등을 노린 도둑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8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오클라호마 주의 피처시에선 도둑이 전기톱으로 전신주를 잘라낸 후 3000피트에 달하는 구리 전선을 훔쳐가 대규모의 정전이 발생하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구리나 백금을 훔치는 것이 단순히 금속재가 사라지는 수준이 아닌 지역의 전화가 끊기거나 가로등이 꺼지는 등의 추가적인 피해를 낳고 있다는 점이다. 더군다나 최근의 불경기에선 시정부들이 피해복구비용을 마련하기가 쉽지 않아 복구까지 상당시간이 걸리는 일이 허다하다.

워싱턴의 구리절도대처연합(CACT) 브라이언 제이콥 사무국장은 "구리 절도는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여러 노력을 통해 확산을 막고 있지만 도둑을 막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한편 자동차에 들어가는 부품 가운데 촉매정화 장치(캐털리틱 컨버터)에 포함되는 백금도 도둑들의 절도 표적이 되고 있어 이에 대한 교통사고 위험도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문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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