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김동수 물가 ‘각개격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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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증현 장관이 9일 과천청사에서 경제정책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뉴스]

뛰는 물가 잡기에 고심 중인 정부가 정유와 통신산업을 정조준했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직접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섰다. 대형 유통업체에 대해서는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는 업체들이 부담하는 판매수수료를 정부가 조사해 공개하기로 했다.

 윤증현 장관은 9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열린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정유·통신산업 등 독과점 산업의 경우 경쟁 확산을 위한 시장구조 개선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석유 값을 자세히 언급했다. 그는 “우리나라 기름값 중 세금 비중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지만, 세전 휘발유 가격은 OECD 평균보다 높다”며 “그간 가격 결정의 투명성에 대해 국민의 의구심이 있었던 만큼 이에 대해 심도 있게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휘발유 가격에서 세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비교 가능한 OECD 22개국 중 19위라는 자료도 내놨다. 기름에 붙는 세금이 많지 않은 만큼 유류세 인하를 얘기할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정부는 1월 1~3주 한국의 세전 고급 휘발유 가격이 OECD 평균보다 13.2% 비싸다는 통계도 제시했다. 가격을 내릴 여지가 있지 않느냐는 것이다.

 통신비도 언급했다. 그는 “통신비가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5.8%)을 감안할 때 통신비를 낮추는 게 서민의 생계비 부담을 줄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송통신위원회·공정거래위원회 등 관련 부처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가격 인가 방식을 재검토하는 등 가격경쟁을 촉진하기 위한 제도 개선 방안을 강구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유통업체와의 간담회에서 “백화점·대형마트 등의 판매수수료를 공개해 경쟁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면서 “업태별·상품군별 수수료 수준을 2분기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상당수 업체는 김 위원장의 방침에 내심 불만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향후 진통이 예상된다.

 정부가 통신과 정유 산업을 ‘독과점적 성격’이라고 규정하면서 두 산업이 주력인 SK그룹은 난처한 처지에 빠졌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보통 휘발유로 따지면 오히려 OECD 평균보다 싼 편”이라고 반박하면서 “이런 사실에 기반을 둔 논박조차 통하지 않는 현실이 답답하다”고 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름값 상승세는 이어졌다. 8일 기준 서울 지역 주유소의 무연 보통휘발유의 평균 판매가격은 1903.04원을 기록했다. 2008년 8월 이후 30개월 만에 최고치다.

서경호·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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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소속기관

생년

[現] 기획재정부 장관(제2대)
[前] 금융감독원 원장(제5대)

1946년

[現]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제16대)
[前] 기획재정부 제1차관

195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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