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시청 이어 “야구장도 신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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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시 고성동의 대구야구장 모습. 1948년 건립된 이 야구장은 좌석이 1만석에 불과한데다 시설이 낡아 관중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프리랜서 공정식]


대구시가 숙원사업 해결에 팔을 걷어붙였다. 시청에 이어 대구야구장도 새로 건립키로 해서다. 시는 수년 전부터 이들 사업을 검토했지만 시큰둥한 시민 반응과 사업비 확보의 어려움 탓에 추진력을 얻지 못했다. 김선대 대구시 자치행정국장은 “시청과 야구장 모두 면적이 너무 좁고 특히 야구장은 지은 지 60년이 넘었다”며 “수년간 검토한 만큼 더는 미루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시는 대구야구장 건립 예정지로 수성구 연호동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일대를 선정했다. 지난해 각계 전문가로 민간자문위원회를 구성해 심의한 결과다.

자문위원회는 대공원역 옆과 두류공원을 놓고 막판까지 고심했으나 접근성이 좋고 교통량이 증가해도 주변에 미치는 영향이 적은 대공원역 일대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두류공원은 주변 도로의 차량 정체와 경기장 소음으로 인한 민원 가능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대구시 연호동의 대구야구장 건립 예정지.

대공원역 주변에는 왕복 10차로의 달구벌대로와 도시철도 2호선, 신대구부산고속도로 수성IC가 있다. 시는 이곳 15만631㎡(4만5500여평)에 1500억원(부지 매입비 포함)을 들여 2만5000석 규모의 야구장을 2014년 말까지 짓기로 했다. 대구야구장은 1948년 건립돼 규모(1만석)가 작은 데다 시설이 낡아 안전성 문제도 제기돼 왔다.

 새로 지을 대구시청 부지는 2015년께 결정될 예정이다. 최소 1500억원에 이르는 사업비 중 1000억원 정도를 마련한 뒤 청사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예정지를 선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청사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지역별로 유치전에 나서면 사업 추진이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시의 재정상태를 고려해 사업비가 적게 들어가는 쪽으로 청사 건립 계획을 세울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부지를 사들이지 않아도 되는 시유지가 후보지로 꼽히고 있다. 현 시청 부지(청사 앞 주차장 포함)와 달서구 두류동 옛 두류정수장 터, 북구 고성동 현 대구야구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문제는 사업비 확보다. 재원이 제때 마련되지 않으면 계획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시는 야구장 건립에 국비 300억원, 시비 700억원, 민자 5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시는 지역 연고 구단인 삼성라이온즈와 투자 협의를 하고 있다.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도록 최장 25년간 야구장 운영권을 주는 방안을 조건으로 제시했다. 시의 부채가 2조5500억원에 이르는 것을 고려하면 자체 투자비 마련도 만만찮은 실정이다.

 시청사 건립 기금도 마찬가지다. 시는 정부에서 500억원을 빌리기로 했지만 현재 상태로는 불가능하다.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규정상 건축 연면적 6만57㎡까지 지원 대상이지만 시가 계획하는 청사 면적은 8만7917㎡이기 때문이다. 매년 100억원 이상 시 예산을 확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김선대 국장은 “정부를 상대로 시의 어려운 입장을 잘 설명해 지원을 이끌어 내겠다”며 “2014년이면 도시철도 3호선 공사가 끝나 사업비 마련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글=홍권삼 기자
사진=프리랜서 공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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