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지성’ 움베르토 에코 … “베를루스코니도 물러나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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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기호학자이자 소설가로 ‘이탈리아의 지성’으로도 불리는 움베르토 에코(79·사진)가 베를루스코니 총리 퇴진 운동에 동참했다.

 AFP통신은 “이탈리아의 대표적 진보 지식인이자 소설가인 에코가 지난 5일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의 한 콘서트홀에서 열린 베를루스코니 총리 퇴진 집회에 연사로 나섰다”고 6일 보도했다. 9000여 명의 시민이 모인 이 집회에는 소설 『고모라』의 저자인 로베르토 사비아노 등 좌파 지식인들도 참여했다.

 에코는 연설에서 “우리 모두는 이탈리아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모든 이탈리아인이 베를루스코니와 같지 않음을 세계에 알리자”고 외쳤다. 에코는 베를루스코니 총리를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에 비유하기도 했다. 그는 “두 사람 모두 퇴진하라는 국민의 요구를 무시하고 있다”며 “조금 다른 점은 (베를루스코니는) 물러날 생각이 없다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탈리아에서 베를루스코니 퇴진 운동은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로마에서는 지난 5일 수만 명이 모인 가운데 시위가 열렸으며, 피렌체에서도 3000명이 모여 총리 퇴진을 외쳤다.

 이탈리아 최장수 총리인 베를루스코니는 지난해 2월부터 5월 사이 ‘루비’라는 별명을 가진 미성년 나이트클럽 댄서와 성매매를 했다는 의혹이 터지며 궁지에 몰렸다.

남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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