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눈폭탄...도시기능 마비

미주중앙

입력

강풍을 동반한 폭설로 시카고가 꽁꽁 얼어붙었다.

1일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은 2일 새벽 6시 현재 적설량 17.3인치(약 44cm)를 기록하며 지난 1967년 1월 기상대 관측사상 최대 23인치(약 58.4cm)의 눈이 내린 이후 5번째로 많은 눈이 내리고 있다. 기상대는 시카고 일원에 계속 눈이 내리고 있어 지난 1967년 기록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관측하며 폭풍대설경보(blizzard warning)를 발령한 상태다.

이에 따라 시카고 서버브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집에서 머물며 기상대의 일기예보에 귀 기울이며 업소상태 및 가까운 친지‧이웃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이어지고 있다.

정일석(프로스팩트 거주) 씨는 “직원들에게 출근하지 말라고 전화했다. 다른 직장에 다니고 있는 아내도 새벽 회사로부터 휴무한다는 전화를 받았다. 한국의 친지들을 비롯해 시카고 사는 이웃들도 서로의 안부를 묻는 전화가 아침 내내 이어지고 있어 정신이 없을 정도”라며“시카고에 이민 온지 30년 됐다. 하루 만에 이렇게 많은 눈이 내린 것은 처음이다”라고 말했다.

마운트 프로스팩트에 거주하는 조영석 씨는 “어제 오후 조기 퇴근하며 오늘(2일)도 휴무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어제 밤 7시 정도에 집에 오는데도 길거리에 차가 없었다. 그때도 워낙 많은 눈이 내리고 있어 도로 차선이 보이지 않았다. 발빠른 제설로 유명한 시카고지만 어제, 오늘은 모두 포기한 것 같다. 운전하는 것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최대 시속 60마일(약 97km)의 강풍을 동반하며 시간당 최대 시간당 3~4인치(약 7.6~10cm)를 기록하며 내린 눈으로 길거리에 차를 버리고 앰뷸런스의 도움을 받아 귀가한 한인들도 생겨났다.

강이윤(글렌뷰 거주) 씨는 “어제 밤 친구 집에 잠깐 볼일 있어 갔다가 귀하던 중 평소 다니던 지름길로 들어갔다가 차가 눈에 빠져 움직이질 않았다. 마침 집 앞 눈을 치우고 있던 주민의 도움으로 차를 길거리에 주차 시킬 수 있었다”며 “그곳서 평소 차로 5분 거리라 걸어갔다. 정말 아무도 없고 강한 바람으로 앞을 볼 수도 없었다. 처음 ‘공포’라는 것을 느낄 정도였다. 마침 앰뷸런스가 지나가며 나를 발견해 집으로 무사히 귀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나일스, 글렌뷰, 버팔로 글로브 등 한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시카고 서버브의 대부분 한인비즈니스는 2일 휴무를 결정한 상태로 시의 제설 상태를 지켜보고 3일 휴무를 결정할예정이다.

임명환 기자 mhlim@korea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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