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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슴’이 ‘지존’을 뛰어넘은 4가지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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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중앙 ‘얼짱’ 최나연(23·SK텔레콤) 골퍼가 주목받고 있다. LPGA투어 60년 사상 한국 국적의 선수가 단일 시즌에 ‘상금왕’과 ‘베어트로피(Vare trophy·최저타수상)’를 동시에 받은 것은 최나연뿐이다. 그는 2010년 베어트로피를 받은 뒤 “가장 값진 상이고, 가장 받고 싶었던 상”이라고 말했다.

골프 | 최나연의 파워 스윙 #■견고한 기본 자세 ■몸통 꼬임 통한 파워 축적 # ■하체로 리드하는 스윙 ■원심력 키우는 폴로스루

세계 랭킹 4위 최나연은 신지애(22·미래에셋, 랭킹 1위)에게 ‘골프지존’ 자리를 내주고 있지만 2010년 LPGA투어의 각종 기록 부문에서는 이미 신지애를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평균 타수(69.87)를 비롯해 버디 수(338개)와 파 플레이 이하 라운드 수(57라운드), 그리고 60타대 라운드 수(37라운드) 등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레귤러 온을 했을 때의 홀당 퍼트 수도 1.75개로 공동 3위였다. 평균 드라이브 샷 거리는 252.4야드로 공동 38위였지만 그린적중률은 10위(70.6%)로 호조였다.

이런 최나연을 두고 ‘생각대로 T골프’라는 우스갯소리도 들린다. 자신을 후원하고 있는 소속사의 광고 문구처럼 ‘생각했던 대로 되는 골프’란 뜻이다. 한때는 ‘새가슴’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다녔던 최나연. 그의 파워 스윙의 비밀은 무엇일까? KLPGA 김순희 프로와 임경빈·이신 J골프해설위원 등의 전문가 얘기를 통해 최나연 스윙에서 배워야 할 4가지 키포인트를 알아본다.

■기본자세, ‘파워 파스처’를 몸에 익혀라
셋업=골프의 시작은 튼튼한 집짓기다. 골프는 특히 일정한 스윙의 최저점을 만들어내야 하기 때문에 스윙 축이 상하로 출렁이지 않도록 토대를 잘 구축해야 한다. 임경빈 위원은 “기본적인 셋업 때 허리를 너무 구부려서도 안 되고 그렇다고 너무 곧게 편 자세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런 점에서 최나연의 셋업(사진1)은 기본자세를 잘 갖췄다고 할 수 있다. 견고한 스윙 파스처(Posture, 자세)를 몸에 익히게 되면 클럽의 볼에 대한 타격 입사각이 좋아져 실제적인 샷 때 실수를 줄일 수 있다. 최나연은 적당한 스트롱 그립과 함께 오른쪽으로 살짝 기울어진 척추 각이 이상적이다.

Tips=파워 파스처를 위해서는 셋업 때 먼저 등을 똑바르게 펴야 한다. 그리고 허리를 약간 숙이고 히프를 살짝 뒤로 뺀다. 등을 평평하게 하면 척추를 축으로 회전하기가 쉽고, 아주 잘된 모든 스윙은 이 같은 자세에서 나온다. 등을 구부린 자세에서 스윙을 하게 되면 스윙 도중 자꾸 일어서게 돼 정확한 타격이 어렵게 된다. 구부린 자세에서는 정확한 샷이 나오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

■몸통의 꼬임을 통해 파워를 축적하라
백스윙과 톱스윙=잘 지어진 집으로 할 일은 ‘몸통의 꼬임(회전)’을 통해 파워를 축적하는 일이다. 최나연의 백스윙(사진2)은 꼬임의 짜임새가 있어 전체적으로 견고한 느낌을 준다. 이미 히프 회전이 시작된 상태로 등이 타깃 라인을 향해 돌고 있다. 임 위원은 “톱스윙으로 향하고 있는 클럽 페이스가 스퀘어(직각)를 이루면서 안정적인 궤도를 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톱스윙(사진3)은 견고함과 안정된 밸런스가 돋보인다. 등은 충분한 회전을 통해 타깃 라인과 평행이고 오른발 허벅지 축에 걸려 있는 체중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한 가지 흠도 있다. 왼팔이 약간 굽어 있고 그립한 왼손목이 오른쪽 귀 쪽으로 꺾여 있어 임팩트 때 클럽이 열려 맞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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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ps=아마추어 골퍼들이 톱스윙에서 파워를 축적하지 못하는 것은 하체와 몸통이 함께 회전하는 데 있다. 탱탱한 몸통의 꼬임을 만들려면 하체는 붙잡아놓고 상체만을 비틀어야 한다. 그런데 하체와 상체가 함께 회전하게 되면 결국 헛돌게 돼 파워가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예로 타이거 우즈의 어깨 회전은 120도고, 허리 회전은 40도 정도란 사실이다. 이처럼 몸통과 허리 회전의 갭을 ‘X-펙터’라고 하는데 우즈의 갭은 80 정도다. 아마추어 골퍼들의 갭은 20 안팎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X-펙터의 갭을 크게 하려면 상체만 부드럽게 비틀어야 한다. 물론 하체를 고정할 수 있는 근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게 그 비틀림이 크면 반발력도 커져 파워 스윙이 된다.

■가슴은 그대로 두고 하체로 스윙을 리드하라
다운스윙과 임팩트=최나연 스윙의 핵심 포인트는 축적된 파워를 다운스윙(사진4)과 임팩트(사진5) 때 110% 폭발시켜낸다는 점이다. 김순희 프로는 “강력한 허리 턴으로 이끄는 다운스윙의 각도가 최적의 궤적을 그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임팩트 때의 가슴 면이 어드레스 때와 마찬가지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하체의 리드를 통한 완벽한 체중 이동으로 스윙의 가속도를 높일 줄 안다”고 지적했다. “세계적인 톱프로들의 다운스윙 각도는 41~47도 사이에 이뤄진다”며 “최나연의 다운스윙 각도도 이 범주에 있다”고도 평가했다. 최나연은 다운스윙은 처음 올라갔던 궤적보다 더 완만하게 입사각을 그리면서 임팩트 존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Tips=무슨 얘기일까? 예를 들면 이렇다. PGA투어 장타부문 1, 2위를 다투는 버바 왓슨(미국)의 경우는 백스윙 때 궤적이 77도였다가 다운스윙 때는 47도의 각을 이룬다. 2010년 PGA투어 올해의 선수에 뽑힌 짐 퓨릭(미국)은 백스윙 궤적이 85도로 무척 가파르게 올라갔다가도 다운스윙 때는 정상적인 45도 각을 이룬다는 점이다. 아마추어 골퍼의 경우 볼이 깎여 맞아 슬라이스성 타구가 나는 것은 이 궤적이 반대일 때가 더 많기 때문이다. 즉 45도의 궤적으로 백스윙됐다가 60도나 70도 이상으로 다운스윙되기 때문이다. 이상적인 다운스윙의 수치 개념만 알고 있어도 스윙을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

■원심력을 키우는 폴로스루를 추구하라
폴로스루=임팩트 이후 폴로스루(사진6) 때 머리를 고정한 채 오른팔이 타깃을 향해 쭉 뻗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왼쪽 다리 축을 중심으로 체중이 100% 이동된 채로 벽을 쌓고 있다. 이신 J골프해설위원은 “왼쪽 허리가 타깃 쪽으로 앞서나간 채 오른쪽 어깨는 턱 밑으로 낮게 떨어뜨려 최상의 릴리스를 구현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임팩트 이후에도 머리축이 일찍 들리지 않도록 유지해 더 큰 원심력을 만들어낸다는 얘기다. 최나연의 폴로스루는 이후 클럽 헤드의 토 부분에 느껴지는 무게를 최대한 느끼면서 몸이 함께 턴하고 가슴은 목표 방향을 향하는 스윙을 구사한다.

Tips=폴로스루, 즉 릴리스는 볼의 방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다. 백스윙 때 열린 클럽페이스를 임팩트 순간에 스퀘어 상태로 닫히게 하는 동작이기 때문이다. 통계적으로 아마추어 골퍼의 80%는 릴리스 동작이 늦기 때문에 슬라이스 구질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는다고 한다. 바른 릴리스를 익히기 위해서는 풀스윙보다는 하프스윙이 좋다. 백스윙을 허리 높이에서 멈춘 뒤 손목 사용을 최대한 억제한 채 골반, 즉 허리춤으로 스윙을 이끌게 되면 자연스럽게 몸통과 함께 클럽 헤드가 릴리스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임팩트 때 왼쪽 다리를 곧게 펴게 되면 최나연 같은 릴리스 동작을 만들어낼 수 있다. 호리호리한 최나연이 파워 스윙을 구사할 수 있는 것은 4년 전부터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한 덕분이라고 한다. 그의 몸은 복근에 식스 팩이 잡힐 정도다.

[골프전문채널 ‘J골프’는 고품격 정통 레슨 프로그램 <라이브레슨 70>을 매주 화·수요일 오후 9시 30분에 방영합니다. 인터넷 제이골프아이닷컴(www.jgolfi.com)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최창호 일간스포츠 골프팀장 [chcho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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