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했던 국내 경기 살아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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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경기 둔화 걱정을 조금 덜게 됐다. 지난 연말 산업 생산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얼어붙었던 투자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미국을 필두로 선진국 경제에 활기가 돌면서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이다.

 31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 같은 달 대비 9.8% 증가했고, 전달보다는 2.8% 늘었다. 광공업 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9~10월 전달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1월(1.5%) 이후 두 달 연속 증가했다. 수출 ‘쌍두마차’인 반도체(5.9%)와 자동차(6.4%)가 생산 증가세를 이끌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 투자가 늘면서 2개월 연속 증가했다.

 경기 냉각 우려를 키웠던 경기 지수의 하락세도 주춤했다. 현재 경기를 반영하는 동행지수는 5개월 만에 하락을 멈췄다. 경기 움직임을 가늠케 하는 선행지수(전년 동월비)는 12개월째 하락을 이어갔지만 하락 폭(0.2%포인트)은 크게 줄었다. 기획재정부 이상원 경제분석과장은 “실물 경기가 일시 조정을 거친 뒤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며 “미국 등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강화되고 있어 수출에도 긍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에선 ‘경기 재시동’ 기대가 움트기 시작했다. 현대증권 김기형 연구원은 “경기가 지난해 4분기에 바닥을 찍고 올 1분기에는 강하게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복병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특히 원자재 값 급등으로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 경기는 여전히 ‘냉골’이다. 이날 한국은행이 발표한 1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을 기록,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2009년 12월(8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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