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원전에 100억 달러 수출 금융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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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최중경(사진) 지식경제부 장관은 31일 “아랍에미리트(UAE)에 원전을 수출할 때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수출금융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 장관은 이날 경기도 분당의 반도체 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을 만나 이같이 말하고 “처음 입찰할 때부터 조건으로 내세웠던 것이며 이면계약이 아니다”고 말했다. 지경부와 한국전력공사에 따르면 2009년 한전이 UAE와 원전수출 계약을 하면서 100억 달러 한도에서 수출금융을 지원키로 구두합의했다. 수출되는 원전은 1400㎿급 4기로 공사비만 200억 달러에 이른다. 한전 UAE 원전사업단 배원학 팀장은 “플랜트나 선박처럼 원전도 수출할 때 발주자에게 수출금융을 제공하는 게 국제 관례며 미국(EX-IM)과 일본(JBIC)의 수출금융기관도 자국 플랜트 수출을 위해 그렇게 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자금지원 조건이 본 계약서에는 명시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게다가 정부는 수주 당시 수출금융 지원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면계약이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최 장관은 “대출 규모와 금리 등의 조건이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어느 나라도 수출금융의 세부 조건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신용등급이 높은 UAE에 대출해주려면 금리를 낮춰야 하기 때문에 역마진이 생긴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수출금융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정한 가이드 라인 이하로 제공할 수 없기 때문에 역마진이 발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경부와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번 원전 수출에 대한 수출금융은 수출입은행이 맡을 예정이며, 정부는 수은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돈을 낮은 금리로 빌려올 수 있도록 앞으로 10년간 매년 1000억원씩 증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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