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만나볼까요, 아이들 손잡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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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강일구 ilgoo@joongang.co.kr

올해 설 연휴 가족끼리 즐길 만한 놀이로 ‘아이돌 멤버 이름 맞히기’를 추천한다. 소녀시대 9명을 구분하는 건 기본, ‘깝샤인볼트’ ‘성형돌’ 정도는 작대기로 연결할 수 있어야 ‘좀 아는 어른’이다. 마침 이번 연휴엔 실전 테스트해 볼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2일부터 9일까지 ‘아이돌 건강 미녀 대회’ ‘연예인 복불복 마라톤 대회’(이상 KBS) ‘아이돌 7080’ ‘스타 댄스 대격돌’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대회’(이상 MBC) ‘스타 커플 최강전’(SBS) 등이 줄줄이 방영된다. 출연 인원도 적게는 10여 명에서 많게는 140여 명에 이른다.

KBS-2TV ‘아이돌 건강 미녀 대회’에서 윗몸 일으키기에 열중하고 있는 브아걸 나르샤(오른쪽).

◆운동돌·건강돌 나와라=MBC가 2월 5, 6일 오후 8시40분 내보내는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대회’는 지난해 추석 때 히트한 ‘아이돌육상선수권대회’를 업그레이드했다. 당시 2AM의 조권이 ‘깝샤인볼트’라는 애칭 속에 ‘운동돌’로 인증 받은 바 있다.

 이번 설에도 빅뱅·2PM·2AM·레인보우·미쓰에이·브라운아이드걸스·비스트·샤이니·시크릿·씨스타·애프터스쿨·에프엑스·유키스·인피니트·제국의아이들·초신성·티아라·아이유 등이 출동한다. 종목은 남녀 각각 50m 단거리, 50m 허들, 높이뛰기, 400m 릴레이. 올해 추가된 수영대회는 아이돌 몸매 엿보기라는 ‘부가 볼거리’다.

MBC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대회’에 출전한 2AM 조권.

KBS-2TV가 4일 오후 7시30분 방영하는 ‘연예인 복불복 마라톤 대회’은 총 100명이 참가했다. 탤런트·개그맨·아나운서·스포츠스타 등 다양하지만 주축은 역시 아이돌이다. 풀코스 마라톤을 10분의 1로 줄인 4.2㎞ 초단축 마라톤 코스에 10여 군데 복불복 코너를 놓고, 이를 모두 통과해야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게 했다. KBS2는 또 2일 오후 7시50분 ‘아이돌 건강 미녀 대회’를 편성했다. 브아걸 나르샤·포미닛 소현·티아라 효민 등 15명의 후보가 건강 상태를 진단받고 현장 체력 테스트를 통해 진선미를 가린다.

◆가창돌·커플돌은 누구=대부분 1990년대 생인 아이돌이 7080 가수왕에 도전한다(MBC 4일 오후 6시10분). ‘가창력 종결자(대적할 상대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사람)’를 뽑는 심사위원단은 전영록·임백천·유열·인순이 등 당대의 가수왕. MC는 쇼버라이어티의 황제 이덕화가 맡았다. 특히 티아라 멤버인 보람이 80년대를 풍미한 스타 아버지 전영록과 한 무대에서 호흡을 맞춰 눈길을 끈다.

 SBS는 아이돌 러브라인을 특화했다. 3일 오후 6시10분 ‘스타 커플 최강전’은 히트 예능 ‘X맨’과 비슷하게 신구 스타 짝짓기에 게임을 결합했다. 다양한 커플들의 깜짝 장기자랑도 기대된다. 2일 밤 11시15분 방송될 ‘스타 맞선’에선 아이유가 이상형으로 꼽은 가수 김태우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포맷 달라도 출연자는 같아=이 같은 아이돌 특집은 ‘삼촌팬’ ‘이모팬’을 양산할 정도로 팬 연령층이 두터워진 영향이다. 비슷한 무리끼리 자연스러운 분위기도 강점이다. ‘아이돌 육상·수영 선수권대회’를 연출한 김유곤 PD는 “또래끼리 경쟁하며 운동회하듯 즐거운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한정된 출연자에 의존하는 ‘기획력 부재’라는 지적도 있다. 시청자 입장에선 다른 채널·포맷을 선택해도 겹치기 출연자를 보고 또 볼 수밖에 없다. 일부 그룹은 6~7개 프로그램에 잇따라 출연하면서 체력 고갈을 겪기도 했다.

강혜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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