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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아! 힘내라” … 재계 올 화두는 고용 창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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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 신입사원들이 LG인화원에서 교육을 받던 중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LG 제공]

30대 그룹이 구직자들에게 통 큰 선물을 내놨다. 청와대가 24일 서울 여의도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서 개최한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다. 이 자리에서 전경련 측은 새해 총 11만8000명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30대 그룹 총 근로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서게 된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재계를 대표해 “대기업들이 투자와 고용, 수출을 많이 늘려 경제 활력을 높이고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에도 더 신경을 쓰겠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에 화답해 “고급 인력을 데려오는 데 도움이 되도록 기업 R&D(연구개발)센터를 서울 등 수도권에 설립할 수 있도록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대기업들 올 신규 채용 대폭 확대=간담회에 앞서 몇몇 그룹은 이미 대규모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그룹은 5일 사상 최대 규모인 2만5000명을 새로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채용한 2만2500여 명보다 11% 증가했다. 대졸 신입 사원이 지난해보다 1000명 늘어난 9000명, 경력 직원 5000명, 기능직원 1만1000명 등이다. 별도로 4000명의 대학생 인턴도 뽑는다. 다른 그룹들도 고용 확대 계획을 속속 밝혔다.

LG그룹은 지난해보다 2000명(13%) 늘어난 1만7000명을 새로 채용하기로 했다. 롯데 그룹도 1만900명 고용 계획을 밝혔다. 현대자동차와 포스코는 각각 6400명, 6300명을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CJ그룹 또한 지난해보다 50% 이상 늘어난 4650명을 새로 뽑는다고 발표했다. SK도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3000명을 채용한다.

◆“우수 인력은 글로벌 경쟁력 핵심”=대기업들의 잇따른 채용 규모 확대 발표가 단지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정책에 호응하려는 것만은 아니다. 구본무 LG 회장은 신년사에서 “그룹의 내일을 이끌어갈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일에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임원들에게 당부한 바 있다.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려면 우수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라는 생각이다. 최태원 SK 회장 또한 14일 올해 채용 계획을 발표하며 “미래 기술과 역량 있는 인재를 확보하는 것이 기업의 중장기 성장에 가장 중요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각 기업이 말하는 우수 인재가 꼭 대학 졸업자만을 뜻하는 건 아니다. 삼성전자는 27~31일 마이스터고 1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입사 지원서를 받는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교육과학기술부와 해마다 일정 규모의 마이스터고 재학생들을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원기찬 인사팀장은 “마이스터코 출신 사원들은 단순 보조업무가 아닌 전문 기술인력으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본인 능력에 따라 입사 3년 뒤부터는 대졸자 임금을 능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올해 이 같은 취업 계약 입학제 확대를 위해 해당 기업에 파격적 세제 혜택을 주는 등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기업으로서도 맞춤형 인재를 안정적으로 채용할 수 있어 제도 활성화가 예상된다.

◆공공기관 정규직도 1만 개 늘어=흔히들 ‘신의 직장’이라고 불리는 공공기관의 정규직 일자리도 크게 늘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원자력 발전 관련 인력 등 총 570명을 채용한다고 밝혔다. 284개 공공기관 중 최대 규모다. 한국전력공사와 한국전력기술이 각각 231명, 215명을 채용키로 해 그 뒤를 이었다. 보건복지 분야 채용 계획도 눈에 띈다. 국민연금공단이 347명,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0명을 새로 뽑기로 했다.

각 기관은 인턴 채용 규모도 밝혔다. 만 29세 이하 대졸자에게 우선 기회를 주는 청년인턴의 경우 한국관광공사·근로복지공단·한국가스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재외동포재단 등 284개 공공기관에서 뽑는다. 주 30~40시간 일하도록 돼 있고 총 근무기간은 5~12개월이다. 월급은 70만~100만원 수준이다. 이 중 약 20%의 우수 인재들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게 배려할 예정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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