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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코치] 즐거운 명절에 고개 숙인 아이들, 왜?

중앙일보

입력

소아 정신 건강

정신과 전문의
김태훈 원장

민족 최대의 명절 구정이다. 구제역 때문에 오지 말라고 하는 고향집도 있지만 우리는 이때가 되면 설빔을 곱게 차려입고 한손에는 가족 친지들에게 나주어 줄 선물을 들고 가족 친지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진다.

그러나 이처럼 행복해야 할 명절에 불행한 사람들도 있다. 흔히 우리는 아직 결혼하지 않은 남녀 성인, 설 연휴 음식 준비에 몸과 마음이 바쁜 주부들을 떠올리게 된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을 겪게되는 사람들이다. 또한 최근에는 아이들 공부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명절 증후군이 어른뿐 아니라 어린아이들도 겪고 있다고 한다.

스트레스는 누구에게나 존재한다. 사회가 보다 더 복잡해지고 의사 소통은 줄어들면서 이에 따른 정서적 교류가 사라지면서 스트레스는 보다 더 많아졌다. 흔히 생각하면 이런 스트레스는 어른들만 받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아이들도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이에 따라 우울증, 불안장애 등이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나타난다.

특히 요즘처럼 정규 학교 수업뿐만아니라, 방과 후 학원, 방학마다 수없이 많은 과외, 해외 연수 스케쥴까지 병행해야 하는 학생들은 감당하기 어려운 학업 스트레스를 안고있다. 이런 환경에서 주목할 것은 어른에 비해 어린이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 해결하는 힘이 약하고, 성장과정에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에 의해 야기되는 증상도 꽤나 다양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이들은 어른들과 달리 자신의 힘든 상황을 제대로 말하지 못해 부모들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이 시기에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에 문제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사회성이 현격하게 떨어지게 되며 제 나이에 반드시 배워야 할 것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 또 이런 현상이 누적되다 보면 학습 부진을 불러일으키게 되고,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면서 외톨이가 되며 매사에 의욕이 없기 때문에 먹고 자는 데도 문제가 발생해서 성장에도 지장을 준다.

최근 늘어난 핵가족화와 바쁜 학원 스케줄로 인하여 혼자 지내는 시간이 많아진 아이들은 참을성과 단체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문제이다. 따라서 온 가족이 모여 아이들의 학업 이야기를 하다보면 아이들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그래서 명절에는 먼거리를 이동하는데다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기 때문에 보다 더 아이에게 신경을 써야 한다.

부모가 가장 많이 신경써야 할 부분은 다른 아이들과 비교가 될 만한 부분이다. "사촌 누구는 몇 등 한다더라, 학원을 몇 군데 더 다닌다더라" 등의 공부나 성적을 비교하는 것은 금물이다. 결국 남들과 비교되는 것은 아이에게 상처를 줄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아이에게 '난 역시 해도 안돼.'와 같은 패배감 혹은 좌절감을 주게 되고 이런 감정이 심해지면 아이는 의욕을 상실하게 되면서 우울증에 걸릴 수 있다.

어린이에게서는 작은 변화도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다. 따라서 의심스러운 모든 스트레스는 제때에 바로 해결하고 각종 질환들로 이행되지 않게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명절 때에는 부모들은 아이들을 비교하지 말고 아이가 잘하는 것이 있을 때 남과 비교하지 않으면서 아낌없이 칭찬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아이들의 스트레스는 보통 가정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어린이 스트레스를 해결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의 관심이다.

최대 명절인 구정 올해는 가장 긴 연휴이다. 이런 점들을 명심해서 우리 아이들이 보다 더 즐겁게 친지들을 만나 즐겁고 행복하게 지냈으면 한다.

김태훈 정신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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