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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全세계 비즈니스 80%가 온라인化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포드자동차의 가장 큰 자랑거리는 자동차가 아니라 회사의 인트라넷입니다. 여기에 저장된 50만종의 제품설계자료, 생산관리 도구 등 전략적 재산 정보들이 바로 오늘날 포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포드자동차 정보관리 담당임원 버드 메테이즐의 말이다.
포드가 2년 전 개발한 이 회사내의 인터넷망에는 10만명의 포드 직원들이 접속해 업무를 보고 있다. 부서별 사업계획, 제품개발 명세 등도 오직 웹상으로만 발표하며 모든 사업을 인트라넷을 통해 관리하고 있다. 승용차와 트럭 모델들의 설계·생산·품질관리 및 배송절차 등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가 구축돼 있다. 직원이나 고객들이 흔히 가질 수 있는 의문에 대한 답도 쉽게 찾을 수 있다. 디자인의 변화가 생산이나 자동차의 성능에 미칠 영향, 출고 현황에 대한 의문 등을 신속히 해결해 준다.

LG유통은 최근 소모품 조달을 위해 인터넷을 통한‘사이버 입찰’을 실시했다. 납품희망업체들이 각자의 컴퓨터를 통해 납품가격을 적어내고 이들중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낸 업체에 납품자격을 주는 방식이었다. 이를 통해 LG유통은 평균 낙찰가에 비해 1억2천만원의 비용이 절감되는 효과를 보았다.

세계적인 인터넷 장비업체 시스코사 재무담당 이사 래리 카터씨는 자신의 컴퓨터를 켜고 단 두 번의 마우스 클릭과 암호 입력으로 회사의 매출·순익·주문, 그 주문에 대한 할인율 등의 정보를 불러낸다. 직원 1만8천명, 연간 매출 1백억 달러가 넘는 거대기업에서 임원들이 이처럼 재무 데이터를 쉽게 볼 수 있게 된 데는 2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시스코사는 1984년에 설립된 비교적 젊은 회사로, 사내 정보의 웹 환경 작업에 일찍 나섰다. 둘째, 고객주문의 73%가 인터넷을 통해 이루어지고 직원들의 출장계획과 비용결제, 구매와 채용 등이 모두 웹을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 결국 네트워크를 이용함에 따라서 시스코사는 4년 전 분기마다 열흘씩 걸리던 분기장부 마감기간이 지난 7월의 회계연도 마감 때는 하루로 크게 단축되었다. 재무 업무 비용도 매출의 2%에서 1%로 줄어들었다. 인터넷 환경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업무의 효율성이 무한대로 높아진 것이다. ‘인터넷에 접속하는 사용자 수가 많아질수록 이로부터 얻는 효용이 계산이 불가능할 정도로 커진다’는 ‘메트카프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는 예다.

인터넷 통한 비용 절감효과는 무한대

디지털 혁명은 과거 인류문명의 발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이로부터 얻는 효용 역시 상상을 초월할 정도다. 인터넷의 발달은 기업들의 비즈니스에 혁명적인 변화를 낳고 있다. 기업간 물품구매 및 유통, 고객 서비스, 재고관리, 유지보수 등 모든 분야에 인터넷이 파고 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5년 안에 인터넷을 통해 이뤄지는 기업간 전자상거래 규모가 연간 3천억 달러에 이를 정도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과 정보기술의 만남은 기업의 경영혁신으로 연결되고 있다.
LG유통의 사례에서 보듯 인터넷은 기업의 구매비용을 크게 줄여주고 있다. 여러 납품업체를 인터넷으로 연결해 물품을 구입함으로써 서류업무를 대폭 줄일 수 있다. 더 많은 업체를 접촉해 싸고 우수한 제품을 고를 수 있고 시간도 크게 절약된다.

세계 최대의 중형 컴퓨터 업체 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인터넷을 이용한 온라인 채용을 실시해 비용절감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 회사는 매년 약 6천명의 전문인력을 뽑는데, 타업체들과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했다. 이러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썬은 회사내부에서 시작해 외부까지 확산되는 온라인 채용프로그램을 개발했다.

우선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로 하여금 신입직원을 추천받는다. 인트라넷을 통해 직원들은 매일 구인내용을 검토할 수 있으며 적당한 사람을 채용담당자에게 이메일로 추천한다. 추천자에게는 성과급이 주어졌다. 지난해 신규채용의 약 41%가 기존 직원들의 추천으로 이루어졌다. 또한 ‘썬 에이전트(Sun Agent)’라는 온라인 중계방을 통해 등록된 구직자들에게 일자리에 관한 이메일을 보내주는데 이 서비스가 시작된 지 넉 달 만에 6천명의 구직자들이 등록하는 등 폭발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구직 희망자들의 이력서는 데이터베이스화돼 관리되고 채용 담당자들은 이를 통해 효율적으로 필요한 인력을 지원자들중에서 찾아 낼 수 있다. 이러한 온라인 채용시스템을 통해 썬의 신규채용 비용은 한 건당 약 17%나 절감되었고, 인터넷을 통한 신규채용이 전체 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98년의 4%에서 10% 수준으로 높아졌다.

사업영역 복합화·다각화 추세

인터넷을 통한 비즈니스의 영역도 무역·유통업뿐 아니라 금융서비스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일본 후지쓰는 내년 초 ‘앳니프티’라는 인터넷 서비스회사를 설립한다. 앳니프티는 수백만명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가상도시. 이 안에서 주식과 은행거래·쇼핑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일본 최초의 인터넷은행을 열기로 사쿠라은행과 합의했다.

전자상거래는 이처럼 하나의 사업 아이템으로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의 통신회사 AT&T는 돈을 빌려주는 여신업무나 보험업무를 취급하기 시작했다. 제조업체와 서비스업체도 금융업에 진출했다. 미국에서는 자동차회사인 GM과 포드, 전자업체인 GE, 운수업체인 그레이하운드, 철강제조회사인 내셔널 스틸, 악기 제조업체인 볼드윈 피아노가 금융서비스업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기업들의 생존 전략 역시 변화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사업을 위한 전략적인 제휴가 끊이지 않고, 심지어 ‘적과의 동침’도 마다않는 분위기다.

기업들이 앞타퉈 인터넷 사업에 진출, 이를 통해 사업영역을 넓혀가면서 전통적인 경쟁자의 관계마저 무너지고 있다. 업종간의 경쟁이 별의미가 없어지게 된 것이다. 경쟁자가 ‘마우스 클릭 한 번’의 거리에 존재하고 있는 시대가 온 것이다. 씨티은행의 리스턴 회장은 일찍이 “씨티은행의 최대 라이벌은 체이스맨해튼은행이 아닌 바로 IBM” 이라고 설파한 바 있다.

은행에 가지 않고 인터넷 상으로 업무를 보는 시대에 은행의 경쟁자는 반드시 옆 건물의 은행이 아닌 것이다. 미국의 사이버은행인 시큐리티 퍼스트 네트워크 뱅크에는 영업을 위한 점포도, 돈을 보관하기 위한 금고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 전역에 1만3천여명의 고객을 확보하고 연간 4천8백만 달러의 예금고를 올렸다. “은행 지점은 앞으로 10년 내에 모두 없어질 것”(보스턴 금융연구소 제임스 데이 이사)이라는 극단적인 전망이 던져주는 시사점은 크다.

모든 ‘테크로드’는 www로 통한다

2003년에 전세계 비즈니스 가운데 80%가 온라인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최근 ‘인터넷에 의한 정보기술(IT) 산업 지형 변화’란 보고서를 통해 인터넷 이용자가 급증하고 기업간 전자상거래(EC)가 빠른 속도로 확산돼 산업구조가 이같이 변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미국의 시장조사회사인 인터내셔널 데이터사(IDC)의 자료를 인용, 전세계 인터넷 사용 인구가 지난해 세계 인구의 4%에서 2003년에는 11%로 증가해 6억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 전자상거래 시장은 97년 기업과 소비자간(B to C)이 18억 달러, 기업과 기업간(B to B)은 56억 달러에서 2002년에는 각각 2백60억 달러와 2천6백80억 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러한 전망에 비춰볼 때 “앞으로 5년 내에 모든 기업은 네트워크를 통해 거래하는 전자상거래업체가 돼 있을 것”(앤드류 그로브 인텔 회장)이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실크로드’가 동서양을 연결해 주는 통로였다면, 인터넷을 통한 ‘테크로드’가 전세계 기업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해 주고 있는 것이다. 한때 모든 길이 로마로 통했듯이 이제 모든 ‘테크로드’는 www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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