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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쌀시장 불안…쌀 주권 지키기 어렵다

중앙일보

입력

수해 등으로 우리나라 쌀 생산이 급감할 경우 국제 쌀 시장의 물동량 부족과 가격불안정 등으로 인해 식량주권을 지키기 어렵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식량안보 차원의 쌀 생산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제4회 농업인의 날을 맞아 12일 농어촌진흥공사 교육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21세기 세계 식량안보 전략' 국제학술대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박동규 연구위원과 박진환 농협대 명예교수는 이같이 밝혔다.

박연구위원은 "우리 국민이 선호하는 중단립종 쌀의 경우 미국과 호주의 수출 가능량은 120만t에 불과해 우리나라와 일본의 연간 소비량 1천400만t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밝혔다.

특히 국내 양곡 자급률이 70년 80.4%에서 98년 31.7%로 떨어지고 세계 쌀 생산량의 5% 정도만 교역되는 상황에서 일부 수입국이나 수출국의 수급여건이 약간만 변해도 국제가격이 크게 변동하고 물량확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박연구위원은 "이같은 상황에서도 우리의 쌀 산업 경쟁력은 매우 취약하다"며 "중국 동북부지역 중단립종 쌀 재배면적이 85년 40만㏊에서 98년 160만㏊로 확대되면서 국제적으로 국내 쌀 시장은 경쟁력을 이미 잃었다"고 덧붙였다.

국내 쌀 가격이 중국산 합강 19호보다 6배, 미국 캘리포니아산 캘로스보다 3.9배, 미국 아칸소 고시히카리보다 2.7배나 높다는 것이다.

농협대 박교수도 "중국의 쌀 총 생산량 중 중단립종 쌀의 생산이 80년 5%에서 98년 20%로 늘어났다"며 "남북통일이 된다면 800만t의 중단립종 쌀이 필요한데 국내 공급 기반이 무너질 경우 이같이 많은 양을 수입으로 충당하기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들 전문가는 이를 위해 식량안보용 비축 규모를 설정하고 매년 일정비율만큼 비축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한편 농지전용이 계획적으로 이뤄져 쌀재배 적정면적이 유지되도록 하고 농민들의 쌀 농사 이탈 방지를 위한 소득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주장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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