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코치] 현대인의 몸에 유해물질이 쌓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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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석진 교수의 ‘Hot Issue & Cool Answer’

김석진 교수

현대인의 몸에 수많은 유해물질이 축적되어 있다고 최근 캘리포니아 주립대학(UCSF) 연구팀이 발표하였다. Environmental Health Perspectives 이라는 학술지 1월 호에 개제된 이 논문은 임산부를 대상으로 체내 유해물질들을 검사한 결과였다.

검사대상이 된 유해물질들은 총 163종으로 프라이팬에 사용되는 코팅제, 가공음식에 사용되는 화학약품 그리고 DDT같은 살충제를 포함한 다양한 환경오염 물질들이었다. 총 268명을 검사한 결과, 거의 모든 (99~ 100%)임산부들에게서 이들이 검출되었다. 이는 수많은 유해물질들이 음식을 포함한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현대인의 몸에 조금씩 조금씩 축적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충격적인 내용이라 하겠다.

이 실험을 이끈 우드러프 박사는 ‘특정 유해물질의 경우 검출된 양이 그대로 태아에게 전달 된다면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농도였고, 이 실험에서 보여진 것과 같이 다수의 유해물질이 함께 존재할 경우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더 심각할 수 있다’고 말하였다. 왕성한 세포분열을 통해 성장하는 태아는 성인보다 유해물질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유해물질이 태반을 통해 전달되면 조산이나 기형아 혹은 유산을 일으킬 확률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환경성호르몬으로 알려진 BPA(Bis-Phenol A)의 경우 96%의 임산부들에게서 검출되었다. BPA는 제품의 강도를 높히기 위해 플라스틱 용기에 사용되는 물질로 이들의 체내흡수는 뇌성장을 비롯한 태아의 발육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암에 걸릴 확률을 높힐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물질은 뜨거운 물을 담거나 용기를 가열할 때 방출될 수 있으며 오래된 용기에서도 녹아나올 수 있다고 한다.

BPA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은 수십년에 걸쳐 계속되고 있는데 논문에 따라 이물질이 유해하다는 의견과 그렇지 않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서 이 물질의 문제 가능성이 점차 증명되고 있다. BPA에 대한 우려의 단적인 예로 얼마전 유럽연합(EU)에서는 2011년 3월 부터 BPA를 함유한 젖병의 판매를 유럽에서 금지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

급속한 과학의 발달은 의식주 전반에 걸쳐 현대인의 삶의 질을 높히는데 기여한 바가 크다. 하지만 화학약품들의 개발에 따른 눈에 보이지 않는 폐해가 점점 드러나고 있다. 음식을 통하여 혹은 생활 환경을 통한 반복적인 노출로 인해 이 화학물질들이 조금씩 꾸준히 현대인의 몸에 축적되고 있다.

김석진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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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석진 교수는 구강 감염학과 면역학 전문의로 환경성질환을 비롯한 현대질환에 대한 관심을 갖고 '프로바이오틱스 스토리'라는 블로그를 시작합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건강정보를 http://probiotics.co.kr에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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