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 이번엔 ‘N스크린의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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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SK텔레콤이 25일 선보인 N스크린 서비스 ‘hoppin’(호핀)을 모델이 시연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과 KT가 ‘N스크린’ 시장을 두고 격돌한다. N스크린이란 인터넷 가상공간(클라우드)에 저장해 놓은 콘텐트를 스마트폰·태블릿PC·TV 등 각종 디지털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나 끊김 없이 볼 수 있는 서비스다.

 선제공격에 나선 건 SK텔레콤 하성민 사장이다. 그는 12일 취임 첫 간담회 때 “N스크린을 주력 사업으로 키우겠다”고 선언했다. 24일엔 삼성전자와 손잡고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 기반 N스크린 서비스 ‘호핀’을 내놨다. 이에 대응하듯 이석채 KT 회장은 20일 신년간담회에서 “KT만큼 N스크린 사업을 잘 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자회사 KT뮤직과 KTH를 통해 국내 최초의 음악 N스크린 서비스를 내놓은 데 이어, 다음 달 초엔 IPTV(인터넷TV)와 다른 디지털 기기 간의 콘텐트 공유 서비스를 출시한다.

 SK텔레콤은 서비스 내용에서도 한 발 앞섰다. 이 회사가 새로 내놓은 호핀은 N스크린 서비스의 핵심이랄 수 있는 ‘이어서 재생 기능’을 충실히 구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퇴근 중 버스에서 스마트폰으로 영화를 전반 50분까지 봤다면, 이후 집 TV로 51분 이후를 보는 식이다. 사용자가 일일이 봤던 부분을 찾아가지 않아도 된다. 콘텐트를 각각의 단말기에 별도로 내려받을 필요가 없음은 물론이다. 현재는 삼성전자가 내놓은 전용폰 ‘갤럭시S호핀’을 통해서만 이 서비스를 쓸 수 있다. 그러나 3월부터는 여타 스마트폰으로도 전용 애플리케이션(응용프로그램·이하 앱)을 내려받는 것만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이 서비스의 또 다른 강점은 갤럭시S호핀을 TV셋톱박스 겸 리모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점이다. 이 스마트폰을 TV와 연결하면 별도의 셋톱박스 없이 호핀 콘텐트 플랫폼에 접속해 영화·드라마 등을 즐길 수 있다. 일반 TV가 IPTV와 같은 기능을 하게 되는 것이다.

 KT의 N스크린 전략 핵심엔 개인용 클라우드 서비스인 ‘유클라우드’가 자리해 있다. PC나 스마트폰 등에 내려받은 영상·음악 콘텐트를 여러 기기에서 언제 어디서나 꺼내볼 수 있다. 2월에는 서비스 대상을 IPTV로까지 넓힌다. 하반기엔 SK텔레콤과 같은 ‘이어서 재생 기능’까지 추가할 계획이다.

이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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