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영화TV, 의학드라마 〈ER〉 재방송

중앙일보

입력

SBS에서 방송돼 호평을 받았던 미국 NBC방송사의 인기 의학드라마 〈ER (Emergency Room)〉이 케이블TV에서 재방송된다.

예술.영화TV(CH 37)는 오는 20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0시 종합병원의 응급실 의사들의 일상을 생생하게 보여줘 미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친 이 드라마를 방영할 예정이다.

무대는 시카고 카운티 종합병원 응급실. 머리를 다치고 열쇠를 삼키고 총을 맞아 생명유지에 분초를 다투는 응급환자들이 십분이 멀다하고 들이닥치는 곳이다.

의료진의 일상도 고달프기 짝이 없다. 36시간 연속 근무에 일주일에 90시간씩 일해봐야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을 뿐이다. 응급 의료에 대한 책임과 자부심으로 살아가고들 있는 것이다.

그래도 드라마 속의 의사들은 인간적 체취를 풍긴다. 어린이 귀에 들어간 콩을 빼내고 기뻐하고, 아이를 폭행한 어른들에게 분노를 터뜨린다.

이혼까지 해가며 응급실을 지키는 '이상적' 의사 마크 그린, 술 좋아하는 바람둥이지만 환자들에게 인기가 높은 소아과 전문의 더그 로스, 꼼꼼하고 일에 엄격한 외과 레지던트 피터 벤튼 등이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드라마가 다큐멘터리같은 사실감을 가질수 있었던 것은 이 드라마 외에도 〈쥬라기 공원〉, 〈떠오르는 태양〉 등을 썼던 베스트셀러 작가 마이클 크라이튼이 하버드 의대 출신으로 한때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일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크라이튼은 이 대본의 골격을 지난 74년 완성했지만, 빠른 장면전환과 어려운 의학용어 남발로 제작자마다 문전박대를 당했다.

그러나 '스필버그 사단'이 대본에서 가능성을 읽고 판권을 구입했고, 〈ER〉은 드라마로 제작된 후 엄청난 시청률 속에서 94년 첫 방송부터 지금까지 에미상만 15개나 거머쥐었다.

국내에서는 SBS가 94-95년 방영분인 첫번째 '이어(Year)' 시리즈를 97년부터 올해초까지 심야시간대에 방송, 20-30대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으나 전체 시청률이 5-6%에 불과해 크게 재미를 본 편은 아니었다.

예술.영화TV는 이번에 이 시리즈를 재방송한 뒤, 현재 미국에서 인기 속에 방영중인 두번째 시리즈도 연이어 방송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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