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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기만 작전에 해적들 무너졌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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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최영함 함장 조영주 대령(해사 40기·사진)은 “속임수 작전으로 해적들이 군사작전을 예측하지 못하도록 만든 다음 기습을 감행한 것이 성공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조 대령은 23일 위성전화로 이뤄진 공동인터뷰에서 ‘아덴만 여명’ 작전의 긴박했던 상황을 전하며 “피랍 선박 진입 등 특공작전 상황을 대비해 파병 전부터 셀 수 없을 만큼의 도상훈련을 반복 실시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조 대령이 지휘하는 청해함은 해적들의 보복 공격 등 돌발 사태에 대비해 삼호주얼리호를 계속 호송하며 오만 무스카트 항으로 이동하고 있다. 조 함장은 청해부대 6진 최영함(4500t급·KDX-Ⅱ)의 함장으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아덴만에서 선박 호송 임무에 돌입했다.

다음은 조 함장과의 일문일답.
-삼호주얼리호 구출 작전에 국민 모두가 박수를 보내고 있다. 소감은.
“지난해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끼치는 일이 몇 차례 발생했지만 국가 안보와 바다 수호를 위해 해군참모총장 이하 전 장병이 총력을 다했다. 이번 작전 성공에 만족하지 않고 최영함의 전 장병이 일치단결해 해적이 감히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넘보지 않도록 하겠다.”

-구출 작전 때 주얼리호 진입 상황을 설명해 달라.
“현장 지휘관으로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했던 것은 우리 선원의 안전이었다. 군사작전을 해적이 알아차린다면 선원들을 살해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작전 사흘 전부터 최영함과 링스 헬기와 립보트(고속단정)가 근접하는 훈련을 반복해서 실시했다. 그래서 실제 진입작전 때 해적이 즉각 대응하지 못했고 링스 헬기와 최영함이 근접 엄호사격을 하는 가운데 립보트를 이용해 특공팀이 진입했다.”

-미군 구축함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떤 연합작전을 펼쳤나.
“아덴만과 인도양, 아라비아해의 광활한 해역에서 우리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연합해군, 러시아, 중국, 일본 등 17개국 함정 30척과 연합전력을 구축했다. 우리도 덴마크 국적 레오파드호 구출 작전이 벌어졌을 때 위험을 무릅쓰고 적극 지원했었다. 지휘부도 즉시 이를 승인해 주었다. 이에 감동한 연합전력이 이번에 정보 제공은 물론 P3C 정찰기와 환자 후송을 적극 지원해 줌으로써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해적들이 인질을 위협하지 않았나.
“우리는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속임수(군사기만) 작전을 실시했다. 그래서 해적들이 군사작전을 예견하지 못했고 갑작스러운 작전에 당황한 나머지 살해 위협을 못했다. 해적들과 가까이 있던 선장만 총상을 입었다.”

“미국·러시아·중국·일본 등 17개국 함정 30척과 연합 작전”

-선원들은 한곳에 모여 있었나. 아니면 여러 객실에 흩어져 있었나.
“우리 선원들은 대부분 선교에 있었고 몇몇 소수가 기관실과 탈의실에 있었다.”

-선원 안전을 위해 취한 조치는.
“삼호주얼리호를 납치한 해적들을 지원하기 위해 각종 물자를 실은 선박이 접근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를 막기 위해 연합전력과 함께 노력했고 가장 먼저 의료팀이 선원들의 건강 상태를 확인했다. 해적들이 밥을 주지 않아 선원들이 거의 식사를 못하고 있었다. 삼호주얼리호의 고장 난 장비 수리 등 모든 사항을 안전하게 지원했다.”

-특전요원들이 다치지 않고 해적을 진압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기만 작전과 예기치 못한 방법에 의한 기습 덕분이라고 본다. 또 최영함 장병 전원이 임무 완수에 대한 국민의 열망과 신뢰를 마음에 깊이 새기고 있었다. 생명이 위협받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반드시 구출하겠다는 위국 헌신의 군인정신을 발휘했다. 평소 갈고 닦은 실력을 잘 발휘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영함의 함포 사격과 링스 헬기의 사격은 얼마나 했나.
“피랍된 선원의 안전을 확보하는 것 다음으로 집중한 것은 구출 작전에 투입되는 특공팀의 안전이었다. 그래서 링스 헬기가 최선봉에 서고 최영함이 엄호 및 제압사격을 했다. 그런 방식으로 특공팀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었다. 사격을 얼마나 했는지는 작전 보안상 말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

-작전 전에 도상훈련은 어떤 내용으로 어떻게 했는지 궁금하다.
“청해부대는 색다른 편성을 하고 있다. 최영함의 주축은 항공대, 검문검색대, 해병대, 의료팀 등 다양한 전력으로 구성돼 있다. 제대별 구성원들이 최대의 전투력을 발휘하기 위해 최고의 팀워크를 형성하는 게 작전 성패의 관건이다. 제대별 특성을 이해하고 보완함으로써 전투 능력을 극대화해야 하고 이를 위해 파병 전부터 해군 작전사령부 지휘 아래 수없는 토의와 도상 훈련을 했다.”

-현재 삼호주얼리호를 호위하며 오만으로 이동 중인데 언제쯤 도착할 예정인가.
“현재 가장 중요한 사안은 삼호주얼리호가 안전한 항구로 입항하는 것이다. 자세한 상황은 안전 때문에 말할 수 없다.”

-꼭 하고 싶은 말은.
“이번 작전 성공은 우리 청해부대 300명만의 힘으로 이룬 게 아니고 군 전체가 평소부터 투철한 군인정신으로 전투능력을 연마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예영준 기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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