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삼성의 가빈’펄펄 날았다 … 대한항공 3-0으로 완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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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이다!” “가빈 막아!” 터지는 고함소리. 3명의 대한항공 블로커가 뛰어오른다. 그러나 가빈이 때린 스파이크가 터지면 김건태 주심의 손은 어김없이 삼성화재 쪽을 향했다. ‘삼성의 가빈 슈미트’란 응원곡이 울려퍼진다.

 프로배구 남자부 최하위 삼성화재가 20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3-0(25-21, 25-23, 25-20)으로 승리했다. 삼성화재의 외국인 선수 가빈(사진)의 맹활약 앞에 대한항공의 수비는 초토화됐다.

 중요한 순간엔 항상 가빈이 있었다. 1세트 10-7에서 가빈은 유광우가 어려운 자세에서 올려준 공을 때려 블로크 아웃시켰다. 1세트 삼성화재의 25점 중 13점이 가빈의 공격에서 나왔다. 2세트에서도 13-13, 14-14 등 접전에서 수비가 힘들게 받은 공을 가볍게 때려 코트 안으로 꽂아 넣었고 24-23에서도 세트를 마무리 짓는 공격을 성공시켰다. 3세트 10-8에서는 대한항공 공격의 핵 에반의 스파이크를 가로막아 승기를 잡았다. 무려 39득점에 공격성공률도 69.09%에 달했다.

 지난 시즌 삼성화재는 ‘가빈화재’라는 달갑지 않은 별명으로 불렸다. 가빈에게 공격 루트가 집중돼 공격점유율이 50%에 육박했다. 가빈은 지난해 1110점으로 2위인 피라타(LIG손해보험·667득점)를 엄청난 격차로 제치고 득점 부문 1위에 올랐다. 가빈의 위력은 삼성화재를 우승으로 이끌었다.

 삼성화재는 올해도 가빈 중심으로 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수비력이 예전만 못해 최하위로 처졌다. 신치용 삼성화재 감독은 “지난해 수비라인은 최강이었다. 올해는 석진욱·손재홍이 없어 그렇지 못했다. 이제 손재홍이 가세하는 만큼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에서는 2위 현대캐피탈이 우리캐피탈을 3-1로 제압했으며 여자부에서는 흥국생명이 인삼공사를 3-0으로 이겼다.

대전=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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