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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재건축아파트 4채가 140억원이라고?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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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종선기자] 18일부터 국회에서 열리고 있는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야당과 무소속 의원들이 최 후보자를 거칠게 몰아세우고 있다.

쟁점은 부동산이다. 야당ㆍ무소속 의원들은 후보자 본인과 후보자 처가의 부동산 투기 의혹을 골고루 제기하고 있다.

대전과 청원 등의 땅을 사서 6~15배의 시세차익을 챙겼다는 것과, 가족들이 서울 강남권의 재건축 아파트를 4가구 보유하고 있는데 재건축시 시세가 약 140억원이라는 것 등이 18일 제기된 주요 의혹이다.

그런데 이 중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이 있었다. 최 후보자와 가족들이 보유한 강남 재건축 대상 아파트 4가구 시세가 약 140억원이라는 무소속 강모 의원의 질의 내용이다.

강남 재건축을 8년째 취재하고 있는 부동산 담당 기자로선 도대체 어떤 아파트 단지 길래 4가구 시세가 140억원이나 될까라는 호기심이 일었다.

강모 의원은 ‘최중경 후보자 가족 부동산 투기 현황’이란 제목의 표를 들어보이며 질의했다. 표 내용은 최 후보자 가족이 보유한 청담동 S아파트의 재건축 시세가 약 140억원이라는 것이다.

그 의원은 “현재 최후보자와 처가 식구들이 보유한 4채의 시세가 70억원 정도이고, 재건축이 되면 4채의 집값이 약 140억원 가량이 돼 재건축으로 얻을 시세차익만 70억 정도”라며 “이 아파트를 좋아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느냐”고 최 후보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현 시세 및 재건축시 예상 가격 등은 주변 부동산중개업소의 얘기라고 강 의원은 덧붙였다.

강 의원의 질문을 검증해봤다. 최 후보자 및 가족이 보유한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는 강남구 청담동 삼익아파트로 115㎡형(이하 공급면적)1가구, 152㎡형 1가구, 178㎡형 2가구다.

현 호가(부르는 값)는 178㎡형이 18억~20억원, 152㎡형이 15억원, 115㎡형이 10억~11억원으로 4가구를 합해 최대 66억원이다. 강 의원이 조사했다는 현 시세와 얼추 비슷하다. 그러나 실제 거래가는 호가를 밑돈다. 실제 이달 중순 178㎡형이 호가보다 낮은 17억원대에 거래됐다.

“두배로 뛴다면 빚내 사야지요“

재건축시 시세차익이 약 70억원이 될 것이라는 강의원의 말에 대해선 주변 공인중개사 대부분이 고개를 저었다. 한 공인중개사는 ”이 단지는 2003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후 8년 넘게 재건축 추진이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며 ”5년 뒤가 될지 10년 뒤가 될 지 모르는 재건축을 놓고 벌써 시세차익을 얘기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재건축 이후 집값이 현 호가의 두배가 된다면 빚을 얻어서라도 그 아파트를 사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재건축이 공짜로 되는 것도 아니고 집주인들이 내야 하는 추가부담금 등을 감안할 때 재건축 기대수익은 대체로 20% 이하“라고 말했다.

공인중개사들은 강 의원의 조사가 부실한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요즘 재건축 아파트를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은 공인중개사 못지 않게 부동산에 대한 지식이 많기 때문에 공인중개사가 손님한테 재건축 이후 두배가 될 것이라는 식으로 브리핑하지 않는다“며 ”강 의원이 도대체 어떤 부동산 중개업소에서 무슨 얘기를 들은 것인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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