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인사제도 도입 확산

중앙일보

입력

구조조정을 끝낸 기업들을 중심으로 미국식 인사제도의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5일 재계에 따르면 LG, SK, 한화 등 구조조정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추진해온 기업들은 철저한 성과측정에 따른 연봉 지급과 과감한 승진제도를 골자로 하는 미국식 인사제도를 앞다퉈 도입하고 있다.

미국식 인사제도는 90년대 중반 삼성이 가장 먼저 도입했으나 상하관계와 형평성을 강조하는 한국적 기업문화의 벽에 가로막힌데다 경제위기까지 발생하는 바람에 확산되지 않았었다.

LG칼텍스정유는 성과주의 인사제도에 대한 사원들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지난달말 생산직 사원을 포함해 2천7백여 전 직원중 상반기 인사고과에서 상위 10%에 든 직원들에게만 성과급 150만원씩을 지급했다.

생산직 사원의 경우 일률적인 성과급을 지급해온 한국 기업의 관행으로 볼때 LG칼텍스정유의 조치는 이례적인 일이다.

SK의 경우는 SK상사를 시작으로 각 계열사들이 미국식 연봉제 도입을 추진중이며 주력사인 SK㈜는 향후 3년안에 사내 결재나 회의를 영어로 진행하면서 미국식 경영방식을 정착시킬 계획이다.

특히 SK상사는 4일 열린 비전선포식에서 오는 2005년까지 임금차이의 상.하한을 없애 완전한 미국식 연봉제를 시행하는 한편 억대 연봉을 받는 직원이 100명 이상이 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는 그룹 차원에서 전담팀을 구성, ▶신입사원으로 입사한지 10년만에 이사가 될 수 있는 초특급 발탁승진 인사제도 ▶회사와 임원이 일정액(임원의 경우 연봉의 8%)을 적립, 성과가 높은 임원에게 이중 상당액을 주는 제도 등을 골자로 하는방안을 마련해 내년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삼성물산, LG전자 등 성과주의 인사제도를 일찍 도입한 기업들은 성과에 따른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지급해 사실상 임금차이의 상.하한을 없애고 있다.

SK 관계자는 "산업 환경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는 상황에서 구조조정을 마친 기업이라면 당연히 인사.급여제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이라면서"이 과정에서 전 세계적 표준으로 인정되고 있는 미국식 제도의 도입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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