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가쟁명:써니리] 한국과 중국의 경제발전 차이

중앙일보

입력

"아이고 한국 아직 선진국 아닙니다. 더 노력해야 되요"라는 내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미국 시애틀에서 온 변호사 댄 해리스씨는 손을 내저었다. "다른 한국사람들이랑 똑 같군요. 모든 수치를 보면 한국은 이제 선진국이에요. 그런데 내 한국 친구들은 다 한국이 아직 '멀었다'고해요."

미국기업의 중국진출을 전문으로 하는 해리스 변호사는 미국인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사람이다. 중국에 올 때면 주중미국상공회의소에서 강연도 하고, 이번엔 주중 외신기자클럽에도 초청을 받았다.

그가 볼 때 한국사람들의 스스로의 대한 평가는 너무 냉혹한 측면이 있다. "물론 그런 정신이 허리띠를 늦추지 않고 더욱 분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거에요. 하지만 한국사람들도 자신들에 대해 조금 너그러워 지는 것도 익혀야 돼요."

중국전문이지만 해리스 변호사는 한국친구들도 많다. 미국 자본이 운영하는 러시아 선박이 한국 부산항에 많이 정박하는데, 이러한 러시아 회사들이 잔금을 제때에 지불하지 않으면 법적인 소송이 들어간다. 그가 한국을 방문하는 기회다.

"한국을 하도 많이 방문해서 5년전인가 서울에 있는 웨스틴조선 호텔이 나한테 100번째 숙박 기념패를 줄 정도였다"고 그는 자기와 한국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그의 삼촌이 또한 6.25 참전용사다. 한국은 그대 세계에서 두 번째인가 가난한 나라였다. "우리 삼촌이 그 때 얘기를 해줘요. 한국은 그 때 폐허였잖아요. 한국의 식당 위생상태가 엉망이고, 쥐들이 우글우글하고... 제가 삼촌보고 한국 한 번 방문하라고 하니까 손을 내저어요. 끔찍하다고. 그러더니 얼마전 정말 한 번 갔는데 입이 딱 벌어져서 돌아왔어요."

해리스 변호사는 자신이 '한국 예찬자'가 아니라고 강조하면서 또 최근에 세계가 중국의 경제발전에 관심을 갖는 통에 한국의 경제발전이 빛이 가려졌다고 주문하지 않은 '옹호'발언을 또 한다. "한국과 중국의 경제발전은 질적으로 수준이 틀려요. 중국의 경제발전은 한마디로 많은 인민들이 가난을 벗어나게 한겁니다. 후진국에서 중진국이 된거요. 이건 쉬어요. 많은 나라들이 해냈어요. 그런데 중진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것은 어려워요. 이걸 한국이 해냈어요. 한국은 좀 더 자신감을 가져야 해요."

써니리 boston.sunny@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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