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 은하 형성 비밀 규명 단서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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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팀이 우리은하 내부에서 우리은하와 충돌해 편입된 외부은하를 발견, 우리은하 형성과정의 비밀을 풀 수 있는 획기적 연구결과를 내놨다.

연세대 자외선우주망원경연구단(이영욱.38)은 지구에서 우리은하 중심쪽으로 1만5천광년 떨어진 오메가 센타우리(ω-Centauri) 천체가 100억년전 우리은하와 충돌, 중심 핵만 남은 외부 왜소은하라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는 우리은하의 형성과정에 대한 비밀을 풀 수 있는 획기적인 연구결과로 영국과학저널 `네이처''는 최신호(4일자)에서 주요 논문으로 채택, 세계적인 천문학 권위자의 해설논문(review)과 함께 게재했다.

은하간 충돌에 의한 우리은하 형성을 뒷받침하는 외부은하 발견은 지난 94년 7만8천광년 떨어진 궁수자리 왜소은하를 발견한 영국 천문학자들에 이어 2번째지만 이번 발견은 이보다 훨씬 가까운 1만5천광년 밖에 떨어져 있지 않고 세계 천문학계가 규명에 실패했었던 대상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금까지 우리은하는 우주공간 성간물질이 중력에 의해 수축되면서 형성됐다는 이론이 널리 받아들여졌으나 이 연구결과는 우리은하가 작은 은하들과 충돌하면서 형성됐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은하 형성이론의 수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교수는 "이번 발견은 은하형성의 비밀을 풀어줄 천문학적 `로제타석''에 비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분야 권위자인 캐나다 도미니언천체물리연구소 시드니 반덴버그박사는 해설에서 "이번 발견은 우리은하의 외곽이 외부 왜 소은하와의 충돌에 의해 형성됐다는 것을 뒷받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교수는 "이번 성과는 뛰어난 관측결과와 새로운 디지털영상처리기법, 이를 해석할 수 있는 확고한 이론적 뒷받침이 있어 가능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지난 97년 연구원 2명을 칠레 안데스산맥의 미국남반구 천문대 산하 세로톨로로천문대에 파견, 단순한 구상성단으로 여겨지던 오메가 센타우리를 정밀관측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관측자료를 자체 개발한 디지털영상처리기법과 해석이론으로 분석,오메가 센타우리가 원래 우리은하에서 형성된 것이 아니라 외부 왜소은하가 우리은하와 충돌한 뒤 남아있는 은하의 핵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교수는 오메가 센타우리에 있는 별의 나이를 측정, 별들 사이에 20억년이나 편차가 있음을 확인했다. 이는 이 천체가 우리은하 형성 때 생긴 별들의 집단이 아니라 자체적으로 내부에서 별이 생성, 소멸되는 하나의 은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이교수는 "이 연구결과는 세계 천문학계의 최대 난제중 하나인 우주의 나이문제 해결을 목표로 연구단이 미 항공우주국(NASA)와 공동추진하는 `은하진화탐사선''사업의 소프트웨어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발견된 것으로 앞으로의 연구에도 크게 기여할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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