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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s Boot O.S.T.

중앙일보

입력

저물어가는 20세기를 언급하자면, 또는 그 역사를 되짚어 나간다면?

돌이키고 싶지도 않지만 도저히 부정할 수도 없는 그 역사라는 소용돌이의 중심부에는 언제나 전쟁이 있었습니다.

그 규모가 크든 작든간에 인간이 스스로 만든 이 치욕적인 사건과 역사는 언제나 후회와 패배의식만을 남겼지만 사실상 그 어느때보다도
자주 되풀이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익히 알려진 역사적인 사실뒤에는 항상 교묘한 다툼과 이해관계가 얽혀있기 마련인데, 그것이 아무리 필요에 의한 것이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전쟁을 정당화 시킬수는 없습니다.

사실 독일에 의해 발발한 세계대전을 아돌프 히틀러라는 희대의 독재자에 의해 조작된 것이었다고, 또는 그의 원맨쇼와 같은 것이었다고
치부할 수 없는 것은 전쟁이라는 역사가 항상 남겨온 공통적인 결과 때문입니다.

그것은 바로 전쟁이라는 사건이 다수의 희생을 강요하는 비참한 결과를 낳는다는 - 도저히 용납될 수 없는 결과와 더불어 그 원인의
제공자는 결국 한 사람의 원맨쇼이자 그가 조종한 집단의 집단 무의식에서 발생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대전의 한 가운데에서 소멸해가는 독일을 상징하는 잠수함 U보트의 실화를 마치 이순신 장군의 거북선처럼 미화할 수 없는 이유도,
그들이 전쟁의 극한 상황에서 겪는 아픔을 가슴속 진정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도 사실상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는 것입니다.

때문에 이 영화속의 인물들은 갈등을 반복하는 원초적인 인간성을 지닌 평범한 존재일 뿐이며, 영웅이 아닌 것입니다.

작곡가 클라우스돌딩거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움직임과 고뇌를 음악으로 표현하는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작곡가는 국내에서 '네버엔딩 스토리'의 사운드트랙에서 조르지오모로더와의 공동작업으로 이름을 알렸던 인물입니다.

그가 음악으로 극적인 상황을 묘사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신디사이저로 대변되는 - 전자음악계열의 그것입니다.

물론 극적인 전개방식이외에도 스케일을 동반하는 영화이기 때문에 클라우스돌딩거는 오케스트라의 웅장함과도 비교될만한 완성도 높은 음악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전체적인 느낌과 사운드트랙 전체의 성격을 동시에 대변하는 'Titel'에서 잠수함의 위용과 과장됨을 내세우기 보다는
지극히 절제되고 침울한 멜로디의 곡 구성만을 보더라도 그가 음악을 통해 영화를 보는 눈이 비범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또한 타이틀곡을 제외한 나머지 곡들에서는 다양한 효과음을 적절히 배치한 구성을 들려주고 있는데 이는 영화속 배경이 일반적으로
익숙치 않은 곳에서의 상황임을 암시하는 고의적인 편성이라고 보여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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